“살고 싶은 집 부족한데”… 가구 수 증가가 주택부족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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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은 집 부족한데”… 가구 수 증가가 주택부족 원인?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1.01.19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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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1인 가구 급증에 공급 부족 지적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59~84㎡ 공급 늘려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1인 가구 급증으로 주택공급이 부족, 집값 불안을 초래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조금 다르다. 공급량이 적었다기보다는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한 게 핵심이라고 짚었다. ‘1인 가구=초소형 주택’이라는 공식을 깨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인구 수는 5182만9023명으로 전년 말보다 2만838명(0.04%) 감소했으나 주민등록 가구 수는 2309만3108가구로 전년보다 61만1642가구(2.72%) 증가했다.

가구 수 증가의 주원인은 1인 가구의 증가가 꼽혔다. 지난해 1인 가구는 전년보다 57만4741가구(6.77%) 늘어난 906만3362가구로 처음 9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인 가구가 39.2%로 가장 높았다.

비혼과 만혼이 늘어나고 저출산이 심화하는 추세가 4인 가구 중심의 ‘전통적 가족’의 모양을 빠르게 바꾸어가고 있다. 고령층의 황혼이혼이나 사별 등도 1인 가구가 빠르게 증가하는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의 예측을 한참 벗어난 증가세라고는 해도 공급 부족의 원인을 단순히 인구 구조의 변화 탓으로만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렇다 보니 1인 가구를 위한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1인 가구의 거주 유형은 변화하고 있다. 1인 가구라고 하면 흔히 ‘원룸’이나 ‘오피스텔’에 거주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파트’ 거주 비율이 늘고 있다. 2015년엔 1인 가구의 27.6%만이 아파트에 살았는데 이 비율은 2019년 31.3%까지 올랐다.

매년 1%씩 상승하고 있는 셈이다. 다른 지표를 보면 이런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2018년 기준 1인 가구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30~40대가 전체 1인 가구의 31.8%를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기록했다.

50~64세 1인 가구도 25.1%에 달했다. 65세 이상 노인 1인 가구는 24.7%, 20대 이하 1인 가구는 18.4%로 뒤를 이었다. 현재 정부가 중점적으로 공급하는 초소형 주택이 1인 가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다.

다방의 조사결과를 봐도 그렇다.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른 오피스텔 또한 소형 평형은 인기가 없다. 지난해 11월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 월세 상승률은 0.01%를 기록했다. 반면 전용 40㎡~60㎡는 0.05%, 60~85㎡ 0.06%, 85㎡ 초과 0.08% 등이었다.

충분한 구매력을 갖추고 있는 데다 주거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30~60대가 1인 가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데도 정작 이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물량이 적어서다. 이들은 공공임대는 물론이고 청약 가점 계산에서 불리해 일반 청약을 받기도 어렵다.

주거의 질을 높이려면 기존 주택을 매입하는 것 외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다. 지난해 집값까지 가파르게 상승하자 ‘지금이 아니면 평생 못 산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공황구매가 극에 달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와 관련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공급 정책을 더욱 세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일반 분양 물량 중 중소형 평형 일부를 1인 가구에 우선 할당하는 등 보다 세심한 배려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현재 공급 물량은 그리 부족하지 않다. 공급과 수요의 부조화가 심할 뿐”이라며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의 젊은 계층의 주거 불안 해소도 시급한 과제이지만 다른 세대의 주거환경 개선이 너무 미흡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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