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발전은 커녕, 퇴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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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발전은 커녕, 퇴화하는 유통산업발전법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1.17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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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라 유통중기부 기자.
김아라 유통중기부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소비자이자 유통업계에 5년 넘게 취재하는 기자에게 ‘유통산업발전법’은 ‘고구마 100개’가 따로 없다. 전통시장 보호, 지역 상권과의 상생, 근로자 휴식권 보장을 위해 발의된 유통산업발전법은 이제 더는 발전법이 아닌, 퇴화법 같은 느낌이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유통 규제 관련 법안만 20여건이 발의된 상태다. 이 가운데 8개는 대형마트에 적용하는 의무휴업을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거의 모든 대규모 매장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정부의 규제 기조가 여전한 만큼 통과 가능성은 상당히 높게 점쳐진다. 참으로 씁쓸하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은 10여년 전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보호를 명분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당시 온라인 시장이 활발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소비자들은 전통시장이 아닌 장 보기 편한 온라인으로 눈을 돌렸고, 지난해 찾아온 코로나19는 그 속도를 더했다. 이제는 부모님까지도 매일같이 온라인 쇼핑을 할 정도로 익숙해졌다. 전날 이커머스에서 주문한 상품을 매일 문앞에서 만나는 게 일상이 됐다. 명절 선물까지 온라인으로 선물하는 시대가 왔다.

이에 잇따라 매장을 철수하는 등 대형마트의 영업환경만 나빠졌고, 이들은 최근 ‘온라인’으로 사업 무게 중심을 옮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정부는 이제 상품을 지역별로 물류 센터를 두고 상품을 직매입해 배송하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까지 규제를 확대하겠다고 한다. 비대면 산업의 규모가 커진 만큼 골목 상권과 중소 상공인의 매출이 줄었다는 이유에서다.

전통 시장도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유통 환경이 바뀌고 있는데, 시대착오적 법안이 따로 없다.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중소 상공인이 상생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더욱이 소비자들은 이커머스에서 구매하지 못하면 전통시장에서 구매할까를 생각해봐야 한다. 나라면 전통시장이 집앞에 바로 있는 게 아닌 경우 사재기 식으로 구매하거나 편의점에서 장을 보겠다.

기존의 유통법이 변화하는 유통시장 환경에 적합한지에 대한 정책효과 분석이 필요하고 소비자 입장에서 더욱 바라봤으면 좋겠다. 부디 21대 국회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발전법’이 이젠 꼭 이름값을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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