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신년사 다음날 김여정 또 南에 독설 "기괴한 족속·특등 머저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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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신년사 다음날 김여정 또 南에 독설 "기괴한 족속·특등 머저리"(종합)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1.01.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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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국 후보위원 물먹고 부부장 강등에도
여전히 대남총책...실질적 대남비서 역할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김여정이 8차 노동당대회에서 직위가 내려갔음에도 여전히 대남업무의 총책임자를 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 의지를 재차 밝힌 다음날 김여정이 우리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담화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김여정은 지난해 대남총책으로 활동하면서 비슷한 수위의 비난 담화를 세차례 낸 바 있다.

김여정은 13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12일자 담화에서 "남조선 합동참모본부가 지난 10일 심야에 북이 열병식을 개최한 정황을 포착했다느니, 정밀추적중이라느니 하는 희떠운 소리를 내뱉었다"며 "남조선 당국이 품고 있는 동족에 대한 적의적 시각에 대한 숨김없는 표현이라 해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이어 "우리가 수도에서 그 누구를 겨냥하여 군사연습을 한것도 아니고 그 무엇을 날려 보내려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목을 길게 빼들고 남의 집안 동정을 살피느라 노고하느냐"며 "하여튼 그 동네사람들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기괴한 족속들"이라고 했다. 또 "세상사람 웃길 짓만 골라하는데 세계적으로 처신머리 골라 할 줄 모르는 데서는 둘째로 가라면 섭섭해 할 특등머저리들"이라며 "언제인가도 내가 말했지만 이런 것들도 꼭 후에는 계산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지난해 3월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가 더 요란하게 짖는다"며 처음 대남 담화를 낸 뒤로 이번까지 네 차례에 걸쳐 대남 비난 담화를 발표했다. 두번째는 지난해 6월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의 죄행을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시사했다. 세 번째는 지난달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북한의 코로나 방역에 의문을 제기하자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도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담화는 노동당 부부장 명의로 발표됐다. 기존 제1부부장에서 강등된 것이다. 김여정은 이번 당대회 중 발표된 인사에서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후보위원직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일각서 정치적 위상이 낮아진 것은 물론이고 대남총책 자리에서도 물러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김여정의 정치적 위상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8차 당대회에서 선출된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을 보면 후보위원 중에 당중앙위 제1부부장이나 부부장은 단 한 명도 없다"며 "제1부부장이나 부부장은 후보위원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해 김여정도 포함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김여정의 공식직책이 제1부부장에서 부부장으로 낮아졌는데도 개인 명의로 새해 첫 담화를 발표한 것은 그가 다른 간부들과 다르게 공식 소속과는 상관없이 여전히 대남 업무를 총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늘 발표된 김여정의 담화는 그가 공석인 대남비서 역할을 실질적으로 맡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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