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 빅뱅] 네이버·쿠팡 양강구도 깰까…‘신흥강자’와 대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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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빅뱅] 네이버·쿠팡 양강구도 깰까…‘신흥강자’와 대결 주목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1.01.10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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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50조 국내 이커머스 시장 ‘네이버’와 ‘쿠팡’ 양강 체제
변수는 합종연횡 따른 ‘11번가-아마존’과 ‘GS리테일통합법인’
네이버, ‘CJ대한통운’ 손잡으며 물류시스템 갖춰 1위 굳히기
쿠팡은 OTT·라방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락-인 효과 기대
사진=pixabay.
한 고객이 스마트폰으로 전자상거래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pixabay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촉발한 비대면 소비 경향이 올해도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국내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 다툼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 150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검색 서비스 기반으로 빠르게 몹집을 불린 ‘네이버’와 수년간 빠른 배송을 앞세워 급성장한 ‘쿠팡’이라는 양강 구도로 굳혀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 쇼핑은 거래액 20조9249억원, 쿠팡은 거래액 17조77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네이버와 쿠팡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두 업체가 뚜렷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에 이들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올해는 변수가 생겼다. 각 업체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합종연횡’을 하기 시작하면서다. 특히나 신흥강자 등장으로 판도에 변화가 있을지 업계 안팎으로 관심이 쏠린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업체는 11번가다. 글로벌 이커머스 업계 최강자 아마존이라는 든든한 동맹을 얻게 됐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10월 11번가 모회사 SK텔레콤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11번가에 대한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11번가는 아마존 상품을 바로 살 수 있는 ‘해외직구’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아마존의 투자와 협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유통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11번가는 우정사업본부와도 손을 잡고 배송 서비스 강화에도 나섰다.

이미 적지 않은 국내 소비자가 직구 방식으로 이용하는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을 잡으면서 국내 이커머스업계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해외직구 쇼핑 규모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직구족이 주로 이용하는 아마존 상품을 11번가를 통해 쉽고 빠르게 살 수 있어서다.

또 다른 변수는 GS리테일이다. 국내 편의점업계 1위 GS리테일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GS홈쇼핑과 흡수합병을 선언했다. 합병이 계획대로 성사하면 오는 7월 자산 9조원, 연간 취급액 15조원, 하루 거래 600만건에 이르는 초대형 온·오프라인 단일 유통 기업이 탄생한다. GS홈쇼핑의 패션·리빙·건강 상품군과 GS리테일의 신선식품이 시너지를 내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현재 2조8000억원 규모인 모바일 커머스 채널의 취급액을 7조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다. 

이밖에 GS리테일은 KT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물류 사업 협력을 위한 제휴를 맺은 데 이어 농협하나로유통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GS리테일의 목표대로 디지털 사업 확장에 성공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또 다른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온라인 반격이라 더욱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하지만 신흥 강자들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네이버와 쿠팡은 양강 체제 굳히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을 잡은 것은 11번가·GS리테일 못지않은 큰 변수 중 하나다. 네이버는 검색 플랫폼 역량을 기반으로 불과 수년 만에 국내 최강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국내 택배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협력하기로 하면서 단숨에 막강한 배송 인프라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지난해 10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상호 교환하기로 한 양사는 이커머스 혁신을 위한 풀필먼트 사업을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CJ대한통운과 네이버쇼핑은 지난해 말부터 택배 알림을 네이버의 ‘톡톡’ 서비스를 통해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네이버쇼핑 구매자가 아니더라도 CJ대한통운을 통해 상품을 받아보는 모든 이용자는 네이버 알림을 통해 택배 운송장 조회나 배송 현황 등을 알 수 있다. 이에 특히 배송에 강점을 가진 쿠팡과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온라인 쇼핑을 넘어 쿠팡이츠로 배달까지 사업을 확장한 쿠팡은 최근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선보이며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월 회원비 2900원인 로켓와우 회원이면 누구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락인(Lock-In, 묶어두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지는 만큼 경쟁력만 갖춘다면 후발주자여도 충분히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면서 “네이버와 쿠팡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양강구도를 만들어가고 있지만 두 기업의 점유율은 각 10% 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올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변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항공, 조선, 해운, 기계중공업, 방산, 물류, 자동차 등
좌우명 : 불가능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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