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배터리 패권 경쟁…‘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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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배터리 패권 경쟁…‘전고체 배터리’ 기술 경쟁 시작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1.1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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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토요타, 美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 등 기술 선점 업체 등장
전고체 배터리 특허 개수, 日 54%, 美 18%…韓 12%로 3위
일본 도요타, 미국 퀀텀스케이프 등 해외 업체들이 잇따라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완성 단계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토요타, 미국 퀀텀스케이프 등 해외 업체들이 잇따라 전고체 배터리 기술이 완성 단계라고 밝히면서 글로벌 전고체 배터리 기술 선점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미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일본 완성차 제조사 토요타자동차와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히면서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외 업체들도 예의주시하며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는 작년 12월 11일 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을 알리며, 올해 중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프로토타입(시제품)을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토요타에 따르면 이 배터리는 1회 완전 충전에 단 10분이 소요되며, 1회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다. 토요타가 계획대로 2020년대 초반 전기차를 내놓으면 세계 최초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기록된다.

토요타는 대외적으로 그간 배터리 사업에 큰 관심이 없는 것처럼 행동해왔다. 하지만 이미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1000여개나 등록할 만큼 비밀리에 전고체 배터리 선점 작업을 진행해온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모터트렌드는 “2021년 출시할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새해에는 미국의 한 배터리 스타트업이 업계를 떠들석하게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일(현지시간)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업체인 퀀텀스케이프에 대해 “테슬라를 무너뜨릴 수 있는 뜨거운 배터리 스타트업”이라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퀀텀스케이프는 토요타보다 3일 빠른 지난달 8일 자체 개발 중인 전고체 배터리가 15분만에 80%를 충전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또 800회 충전 후에도 용량의 80%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고도 밝혔다.

퀀텀스케이프는 폭스바겐의 투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은 2025년이면 퀀텀스케이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삼성SDI가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첫 단독 회동에서 논의한 주제가 전고체 배터리일 정도로 삼성은 전고체 배터리 개발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요소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로 2023년 소형 셀, 2025년 대형 셀을 대상으로 각각 검증을 마치고 2027년 이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향후 삼성SDI 전고체 배터리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도 2025년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시운전, 2030년 본격 양산 목표를 잡은 상황이다.

세계 2위 배터리 업체 LG에너지솔루션도 지난해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2028~2030년께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정대로 개발이 진행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전고체 배터리 개발 시점은 해외 업체들에 비해 이미 2~5년가량 뒤쳐진 셈이다. 유럽특허청(EPO)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의 국제 특허 중 국가별 비중은 일본이 54%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데 반해 우리나라는 단 12%에 불과했다. 배터리 무주공산으로 여겼던 미국도 18%로 우리보다 앞섰다.

업계 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모든 면에서 월등한 전고체 배터리로의 전환은 이미 예견된 수순 아니겠냐”라며 “국내 업체들이 배터리 시장에서 우위를 유지하려면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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