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가 위에 ‘당’ 있는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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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국가 위에 ‘당’ 있는 체제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6.1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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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 기관에 ‘통일부’ 대응성격 조직 아예 없어

[매일일보]남북 당국회담이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무산되면서 당 조직 및 내각 기관의 역할이 우리와는 사뭇 다른 북한 대남기구의 위상과 역할에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이번 ‘격’ 논란이 기본적으로 북한의 특수한 ‘당(黨) 국가체제’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적으로 북한 같은 사회주의 국가의 행정구조는 당 조직과 정부 조직으로 나뉘는데, 당은 정책을 결정하고 사회 내 전 조직을 감시하고 동원하는 역할을 하고 정부 조직은 당 정책을 집행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당 조직이 거의 모든 행정 단위와 생산 단위까지 조직되어 있는 북한에서는 노동당이 모든 국가기구보다 권력구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정부기구인 내각에 외교부에 대응되는 ‘외무성’은 있지만 통일부에 해당하는 부서는 아예 없다.

이번에 북측이 당국회담 수석대표로 제시했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위원장과 우리측이 북측에 요구했던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 부장 모두 조선노동당 산하 기관의 수장으로, 김양건 통전부장은 당 중앙위 비서국 소속 대남담당 비서도 맡고 있다.

1994년 6월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북한 김일성 주석의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판문점 남북 예비접촉에서 북측 김용순 대남담당 비서의 남측 상대는 이홍구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이었다.

또한 2007년 남북총리회담 예비접촉에서는 우리 측 대표로 이관세 통일부 차관이 나섰고, 북측에서는 조평통 전종수 서기국 부국장이 단장으로 나왔다.

이와 같이 그동안 조평통 서기국 부국장이 남측 통일부 차관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했던 만큼 조평통 서기국 국장은 남측의 통일부 장관이 상대라는 것이 북한의 주장이지만 우리 정부는 이런 과거의 관행을 ‘비정상적’이자 ‘불평등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대화라는 것은 격이 맞아 서로 수용해야지 일방적으로 굴욕을 당하는 대화는 진실성이 없다”고 북측을 비판하면서 이번 기회에 새로운 남북관계와 국제 스탠더드를 거론하며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지난 2009년 3월 8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평양시내에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조선중앙통신이 일본 도쿄를 통해 그해 2월 25일 공개한 이 사진 속의 왼쪽 포스터에는 “모두다 찬성투표하자”는 독려 문구가 적혀있다. 우리의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후보’는 없고 ‘찬반’만 선택(?)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평양=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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