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비공개 협상 공개…朴정부와 대화 전면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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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또 비공개 협상 공개…朴정부와 대화 전면 중단?
  • 김경탁 기자
  • 승인 2013.06.13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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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부, ‘사과 애걸’ 폭로 및 진실공방 후 대화 시도 포기
▲ 지난 2000년 8월 14일 박재규 통일부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측 연락관이 남북연락관 직통전화로 북한 연락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매일일보]13일 북측이 남북당국회담 협상과정을 비교적 상세히 공개한 것에 대해 정부는 즉각 ‘왜곡 공개’에 대한 유감의 뜻을 밝히면서도 “여전히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지만 이번 일은 향후 남북협상 과정에서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든 협상이 그렇겠지만 특히 국가 간의 외교관계에서 협상 당사자가 내용을 공개하면 향후 협상에서 서로 솔직하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어렵기 때문이다.

북측은 앞서 2011년 6월 1일, 같은 해 5월 9일부터의 남북 당국 간 비밀접촉을 폭로하며 남측이 천안함·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양보 좀 해달라고 애걸했다”, “돈 봉투를 거리낌 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당시 북한은 국방위원회 대변인의 조선중앙통신 인터뷰 형식을 통해 “우리 측이 우리와 무관한 사건과 정당한 자위적 조치를 두고 사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못)박아주자 ‘제발 북측에서 볼 때는 사과가 아니고 남측에서 볼 때는 사과처럼 보이는 절충안’이라도 만들어내놓자고 하면서 ‘제발 좀 양보해 달라’고 애걸했다”고 폭로했다.

국방위 대변인은 특히 “남측에서 ‘정상회담 개최를 빨리 추진시키자’고 하면서 돈봉투까지 거리낌 없이 내놓고 그 누구를 유혹하려고 꾀하다가 망신을 당했다”고 폭로하기도 해 큰 충격을 주었다.

당시 이명박정부는 북한의 폭로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이후 녹취공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상호간 감정싸움을 반복하다가 유야무야 덮어진 이후부터는 북한에 대한 공식·비공식 대화 시도를 전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북한이 남북당국회담 무산을 우리 정부의 책임으로 돌리면서 실무접촉 과정을 상세히 공개한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수석대표 급 문제를 이유로 남북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오늘 담화를 통해 실무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데 대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수석대표 급을 맞추는 것은 남북간 현안에 대한 실질적 협의를 통해 새로운 남북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화 상대방에 대한 존중의 표시이자 신뢰형성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남측이 통일부 장관을 내보내겠다고 확약했지만 바꿨다’는 주장에 대해 “반드시 장관이 나간다는 것은 아니다. 장관급이 하는 게 좋은데, 귀측의 사정 있다면 그에 상응하게 보내겠다는 점을 실무접촉에서 계속 얘기했다”고 반박했다.

또 ‘남북 대화의 역사에서 노동당 비서가 나간 적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1994년 정상회담 예비접촉 대표로 김용순이 대남 담당비서로 나왔다”면서 “당시 당 비서이면서도 통전부장 타이틀 갖고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향후 대화 전망과 관련, “남북이 같이 함께 가야 하는 길을 제시하고 의연하고 차분하게 가겠다. 그 길로 북한이 준비가 되면 들어오면 된다”면서 “북한이 책임 있게 호응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을 계속 고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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