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통전부가 대남정책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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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통전부가 대남정책 총괄
  • 장야곱 기자
  • 승인 2013.06.1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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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하에 조평통·아태평화위·민화협 등 운영
▲ 지난 2009년 3월 8일 열린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2기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평양시내에 선거 벽보가 붙어있다. 조선중앙통신이 일본 도쿄를 통해 그해 2월 25일 공개한 이 사진 속의 왼쪽 포스터에는 “모두다 찬성투표하자”는 독려 문구가 적혀있다. 우리의 국회에 해당되는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에 ‘후보’는 없고 ‘찬반’만 선택(?)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평양=AP/뉴시스>

[매일일보]‘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국호에도 불구하고 여타 민주주의 국가들과 달리 ‘당’이 국가보다 위에 있고 ‘수령’이 당보다 위에 있는 ‘1인 독재’ 체제를 60여년 째 이어오고 있는 북한은 우리나라의 행정부에 해당하는 ‘내각’의 실권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대남정책과 관련해서는 내각에는 아예 관련 조직이 없이 조선노동당 산하 조직들이 그 기능을 나눠서 맡고 있다.

북한은 이번에 무산된 당국간 회담을 제의할 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하 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문’이라는 형식을 이용했고,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에서 북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강지영 국장이 소속된 조직 역시 조평통이었는데, 조평통은 노동당 외곽기구이다.

이와 관련, 한 대북전문가는 “북한 당국은 조평통을 남한 통일부의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조선노동당의 외곽기구인 조평통과 달리 당내조직인 통일전선부(이하 통전부)는 전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대남전략을 구상하고 그 실행을 조평통이 한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북한에서 대남전략의 총사령탑 역할을 하는 기구인 통전부는 ‘조선노동당은 전 조선의 애국적 민주역량과의 통일전선을 강화하고 조국을 통일한다’는 당 규약에 따라 1978년 설치된 대남 핵심기구이다.

직접 남한 정부와 국민을 상대하지 않고 모든 대남기구와 단체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하는 통전부 산하조직 중에는 조평통이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조평통의 역사는 통전부보다 빠른 196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남한에서 1960년 4·19혁명이 일어나고 이듬해인 1961년, ‘5·16 군사정변’ 발발 3일 전인 5월 13일 ‘평화통일과 남북교류’를 표방하는 조선노동당의 외곽기구로 설립된 것이다.

조평통은 이후 남한의 정세 변화와 사건 또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난하거나 대화를 제의하는 등 북한의 대남입장을 대변하는 일선 대남기구 역할을 해왔다.

조평통에 대해 통일부는 우리의 대통령 직속 헌법기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와 유사한 기구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다수의 북한전문가들은 북한에서 조평통의 권위와 위상은 민주평통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평가한다.

실제로 김용순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 담당 비서가 위원장을 겸했고, 김기남 당비서나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거물급 인사들도 조평통의 부위원장직을 맡는데 그칠 정도로 북한에서 그 위상이 높은 편이다.

조평통 외에 통전부 산하 조직으로 대표적인 것으로 1994년 아시아·태평양지역 미수교 국가들과의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외곽단체로 설립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가 있다.

아태평화위는 미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에 힘을 쏟고 있으며 2000년에는 현대그룹과 개성공단 개발 합의서를 체결하는 북측 기구로 나서는 등 남북 간 각종 민간교류와 경제협력 집행기관 구실을 하고 있다.

보통 통전부장이 조평통 위원장과 아태평화위원장을 겸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 김양건 통전부장은 아태평화위원장만 맡고 있고 조평통 위원장은 공석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 처음으로 설립된 대남기구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국전선)이다. 조국전선은 1949년 6월 남북 정당·사회단체 연석회의에서 72개 정당·사회단체를 망라해 결성됐으며 주로 대남 심리전을 수행해왔다.

조국전선과 비슷한 기능의 대남 심리전 기구로 반제민족전선(반제민전)이 있다. 이 기구는 과거 남한 내에 조직되어 있는 것처럼 위장했던 통일혁명당 후신으로 통전부 산하 조직이다.

이 외에도 남한 정세분석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조국통일연구원과 남한의 종교·사회단체들을 주로 상대하는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 등이 있는데 이들 대남기구는 모두 통전부의 지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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