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뒤 바이든 시대 개막...미중 패권 경쟁·제2 양극화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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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뒤 바이든 시대 개막...미중 패권 경쟁·제2 양극화 시대 온다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12.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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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가치동맹' 기치...체제 대결 전면전
당분간 안정기 거칠 듯...韓 새 균형점 모색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외교정책 화상회의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과 함께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외교정책 화상회의에 참석한 뒤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3주 뒤인 새해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전면에 내걸고 동맹 재결집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에 따라 바이든 시대는 미중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국제질서가 양극화 양상으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경중안미’(경제는 중국, 안보는 미국) 노선을 걸어온 한국으로서는 새해 이 같은 국제질서 변화에 맞춰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미중 간 진영 대결 본격화

세계는 과거 냉전기 미국과 구소련을 정점으로 한 양극화 시대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양극화는 자유진영 대 공산진영 간 이념 대결로 군사는 물론이고 경제, 무역 등 전 분야에 걸쳐 체제 경쟁이 치열했다. 다가오는 양극화도 체제 대결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가치동맹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와중 중국식 대응에 대한 국제적 비판 여론이 확산된 것도 가치 중심의 진영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진영화는 곧 상대 세력을 줄이고 자기편을 늘리는 작업이다. 그동안 중동 개입을 우선해 온 미국은 아시아에 대한 개입으로 무게 추를 옮길 것이란 전망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말기 구축하기 시작한 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와 기존 한국·미국·일본 삼각동맹이 핵심이다. 이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경시해 온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봉쇄를 위해서다.

반면 중국은 중동 산유국과 중남미 국가들을 공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동안 저유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최대 시장인 중국 의존도가 높아졌다. 중남미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와중 중국의 도움을 받은 곳이다. 또 미중 갈등 때마다 중국의 공략 포인트가 돼 온 곳이기도 하다.

▮다자주의 병행...냉전 때완 달라

이처럼 세계 곳곳에서 미중은 내 편 확보에 나서고, 이로 인해 양측 간 경쟁은 달아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바이든 시대 양극화는 냉전기 양극화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우선 바이든 행정부는 다자주의를 병행할 전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다자주의적 접근법을 병행한다는 것은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되 감염병이나 기후 문제 등 글로벌 이슈에 있어서는 협력도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힘이 과거보다 약화된 상황에서 다자주의적 접근법은 피할 수 없는 선택이란 평가가 많다.

바이든 행정부가 냉전기의 과도한 군비경쟁과는 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과거 양극화와 다른 점이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최근 펴낸 ‘2021 국제정세전망’에서 “미국과 중국은 지역안정에 대한 공동의 이익에 기초해 일정한 안정기를 복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주요 외교 참모들은 미국이 과도한 군비경쟁을 피하고 지역안정을 유지하는 틀 내에서 중국과 장기적인 경쟁을 추구하는 것이 유리한 세력균형을 유지하는 합리적인 정책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지도부도 미국의 공세에 대응하는 한편 섣부르게 본격적인 군비경쟁으로 들어가는 것보다는 지역안정을 유지하면서 경제발전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당분간 안정기...한국 해법 모색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중국과의 경제·무역 관계를 당분간 유지하고 중국 역시 최대한 미국과의 경제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 바이든 시대 개막에도 당분간 안정적인 관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일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에서 “1단계 미중 무역합의에 바로 손댈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으로선 이 기간이 미중 간 새로운 균형점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하지만 새로운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사드를 비롯한 민감한 군사현안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입장 차 등 난제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답이 정해져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양운철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한중 경제관계가 악화되면 중국도 큰 손실을 보게 된다. 한중 경제협력은 제로섬 게임이 될 수가 없다”며 “한국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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