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한국 선수 ‘초강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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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한국 선수 ‘초강세’ 왜?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12.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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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박세리부터 김아림까지… 11승 합작
코스난도 ‘최상’… 기본기 좋은 한국선수 강세
2008년과 2013년 두 차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박인비. 사진= 연합뉴스.
2008년과 2013년 두 차례 US여자오픈 정상에 오른 박인비.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박세리부터 김아림까지 한국 선수들은 미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후반부터 US여자오픈의 역사는 태극낭자와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선수들은 이 대회에서 박세리(1998년)를 시작으로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2013년 2회), 지은희(2009년), 유소연(2011년), 최나연(2012년), 전인지(2015년), 박성현(2017년), 이정은6(2019년)에 올해 김아림까지 11승을 합작했다.

1998년 대회에서 박세리는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리시폰과 연장 혈투를 치렀다. 양말을 벗고 연못에 들어가 공을 쳐 내는 등 투혼을 보여줬다. 결국 연장 20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팅에 성공하며 한국인 최초 US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7년 뒤 김주연은 공동 선두 상황에서 마지막 18번 홀, 두 번째 샷이 벙커에 빠졌다. 하지만 벙커샷을 홀에 넣어 기적 같은 우승을 일궈냈다.

‘골프 여제’ 박인비는 두 번이나 US여자오픈 우승컵이 입을 맞췄다. 박인비는 2008년 데뷔 첫 우승을 이 대회에서 했다. 당시 19세 11개월 17일의 박인비는 역대 최연소 US여자오픈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박인비는 2013년에도 이 대회 챔피언에 올랐다.

지은희는 2009년 대회에서 18번 홀, 버디를 기록하며 정상에 올랐고, 2011년 유소연은 서희경과 연장 혈투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남달라’ 박성현은 2017년 LPGA 투어 데뷔 시즌 이 대회에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이정은6는 LPGA 투어 첫 우승이 US여자오픈이다. 올해 김아림도 US여자오픈에 첫 출전해 우승한 역대 5번째 선수가 됐다.

한국 선수들이 유독 이 대회에서 강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US여자오픈은 다른 대회보다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악명 높다. 코스의 전장도 길고 러프를 길게 만들어 페어웨이를 놓치면 그린 공략을 어렵게 만든다.

또, 그린 스피드를 높여 티에서부터 그린까지 모든 경기를 잘하는 선수에게 우승자가 될 수 있는 코스 세팅을 한다. 14개의 클럽을 모두 잘 사용하는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도록 변별력 높은 대회다.

이번 대회 역시 6700야드가 넘는 전장은 여자 선수들에게는 길다. 후반에는 코스가 더 길어져 대다수 선수는 우드를 잡고 그린을 공략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단 4명의 선수 만이 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런 어려운 코스에서는 기본기가 탄탄해야 타수를 잃지 않는다. 골프 입문이 빠른 한국 선수들은 어릴 때부터 전문 코치에게 체계적인 스윙을 배운다. 이로 인해 샷의 정확성과 그린과 그린 주변 쇼트 게임 능력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을 압도한다. 그런 특성이 US여자오픈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는 평가다.

KLPGA 투어의 수준이 높아진 점도 US여자오픈에 한국 선수 우승이 많아진 배경이다. KLPGA 투어 출신 박성현과 이정은6 그리고 김아림 등이 이를 증명했다. 이번 대회 역시 한국 선수들은 고진영이 공동 2위, 박인비와 이정은6가 공동 6위에 오르며 톱10에 4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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