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탈한국 우려]한국 제조업, 글로벌 추세 역행…“탈한국 가속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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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탈한국 우려]한국 제조업, 글로벌 추세 역행…“탈한국 가속화 우려”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2.15 16: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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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위주 기술·산업 냉전 및 지역·블록화 움직임…EU도 블록 강화 나서
리쇼어링 등 자국 우선주의와 탄소국경세 등 무역장벽 갈수록 커질 전망
한국 정부, 연구개발 중심 고도화 대응전략 추진…기업은 탈한국 가속 우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전세계적인 GVC 재편 움직임은 중간재 수출이 많은 한국 수출에 위협이 되고 있다. 한국 기업 환경 악화 등으로 해외 생산기지 진출에 따른 탈한국 현상이 우려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한국 제조업이 최근 전세계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추세에도 불구하고, 탈(脫)한국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력 산업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 반덤핑이나 탄소국경세 등 무역장벽을 넘기 위한 역내 생산기지 진출이 불가피하고, 국내 기업 환경도 좋지 않아 해외 진출이 더욱 득이 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가치사슬(GVC)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탄소국경세가 현실화되면 기존 무역장벽과 함께 이중 관세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GVC 재편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교역중심국가인 한국에 중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중간재 수출 비중은 2018년 71.5%에 달했고, 중간재의 대중 수출 비중은 79.5%였다. 중국의 부품소재 자국 조달비율 증가는 대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 산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10월 포스트코로나와 GVC 재편에 대비해 정부 관계부처에서 발표한 소재·부품·장비 연구개발 고도화 방안에 따르면, 보호무역주의로 촉발된 기술·산업 냉전 및 지역·블록화 움직임은 우리 소·부·장의 ‘수입’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수출’ 타격도 예상된다. 보고서는 GVC 재편 및 각자도생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국, 기술 자립과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정부 부처에서는 이러한 수출 규제와 GVC 재편에 대응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전략 수립과 제도개선, 인프라 구축 등 근본적 해결책을 모색할 것을 제시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보다 쉬운 해결방안으로 해외 생산기지 진출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자국 기업에 혜택을 주고 수입 제품에 불이익을 주는 방식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유럽 등 해외 각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관세나 탄소국경세 등을 통해 무역장벽을 세우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안으로 해외 생산기지 도입이 검토되는 것이다.

해외 진출의 경우 주요 고객과 근접해지면서 고객 니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국내 기업규제 3법과 공정거래법, 노동관계법 통과 등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리쇼어링이라는 글로벌 추세와 달리 우리나라는 오프쇼어링이 더 활발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강석구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중국의 중간재 자체조달 추진과 보호무역주의는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쌓아온 GVC를 위협하고 있다”며 “R&D 혁신과 디지털 기반 강화, 기업간 연대협력 등을 강화하고,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등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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