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한민국 대기업 오너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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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대한민국 대기업 오너는 행복합니다
  • 김창성 기자
  • 승인 2013.06.10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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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김창성 기자
[매일일보 김창성 기자] 너무 잘나가서 수백억씩 주주 배당잔치를 벌이는 대기업 오너들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다.

그래서 공식적으로도 돈을 벌고 비공식적으로도 배를 불린다. 좋은 집, 좋은 차, 비싼 땅을 가졌지만 항상 믿는 구석을 감춰놓고 급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든든하게 대비하길 좋아한다.

우리는 대기업 오너들이 공식적으로 배를 불리는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반면 뒤로 배를 채우다 발각되면 의견은 둘로 나뉜다.

한쪽은 “법대로 엄벌에 처해야 한다”는 주장, 다른 한쪽은 “그동안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를 생각해 선처해야 한다”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결과는 언제나 후자 쪽 의견과 같았다. 우리 사회에 기여한 바 때문인지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이 즐비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언제나 그들이 받는 처분은 같았다. 법이 정한 범위를 벗어나 배를 불려도, 남의 것을 탐해도 항상 집행유예 아니면 사면복권이라는 똑같은 절차를 밟았다.

돈을 많이 벌고, 법을 어겨도 항상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많은 대기업 오너의 삶은 참 행복해 보인다.

서민들에게 향하는 엄격한 사법적 잣대가 대기업 오너들에게 먹히지 않는 이유는 아마 그들이 우리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아서 인 것 같다.

그러나 행복한 삶을 사는 대기업 오너들에게도 치명적 약점이 있다. 모두 건강이 좋지 못한 것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건강이 나빠지는 순간이 있다.

좋은 옷 입고, 좋은 음식 먹고, 좋은 집에 살아도 이 세상에 믿는 구석이 들통 나면 시름시름 앓는다. 걷지도 못하고 면도도 못하고 말기 중증 환자로 전락한다.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도 하고 전 세계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는 대기업을 이끌고 있는 오너들이 행복한 삶을 살다가 갑자기 건강이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면 가슴이 아프다.

대한민국 정부도 그런가보다. 탈세·횡령 등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법 행위에도 대기업 오너들이 계속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하나보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대한민국 대기업 오너의 삶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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