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탈한국 우려] 자국 우선주의 4년째, 코로나19 이후 G2 로컬화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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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탈한국 우려] 자국 우선주의 4년째, 코로나19 이후 G2 로컬화 심화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2.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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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VC상 부품소재 수입 통한 완제품 수출에서 자국 내 부품 조달 비중 확대
미국, GVC상 완제품 수입하는 소비 역할에서 리쇼어링 통해 직접 생산국가로 전환
한국, 전세계 자국우선주의 확대 속 중간재 수출비중 유지돼 쉽게 바꾸지 못해
SM상선의 'SM뭄바이'호가 수출화물을 싣고 부산신항을 출항하고 있다. 사진=SM상선 제공
미중 무역분쟁으로 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리쇼어링 등 GVC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진=SM상선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팽배해진 가운데, 올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글로벌가치사슬(GVC)의 지역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무역통계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중간재(부품소재) 교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은 완제품 중심으로 자국 내 생산기능이 강화됐고, 부품소재를 수입해 가공·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했던 중국은 중국 내 자체조달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7월 중국의 전체 무역 규모는 2조4482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5535억달러 대비 4.1% 감소에 그친 반면, 지난해 4832억달러 규모였던 부품소재 수입액은 올해 같은 기간 3055억달러에 머물러 36.8%나 급감했다. 또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도 41.6%에서 27.5%로 감소해 부품소재의 수입이 현저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GVC에서 한국 등으로부터 부품소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미국과의 무역갈등 이후 화웨이 등 중국 기업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속적으로 중국 내 자체조달 비율을 높이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부품소재 비중이 커졌다. 지난해 1~9월 28.2%였던 부품소재 수입 비중은 올해 같은 기간 32.1%로 3.9%p 소폭 상승했다. 이는 GVC에서 완제품을 수입하는 소비 역할을 담당했던 미국이 리쇼어링 등을 통해 자국 생산을 강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럽의 경우에도 코로나19 이후 교역 중단으로 일부 중요한 제품의 수입이 중단되면서 리쇼어링 정책이 강화되고 있다.

GVC에서 중간재 수출을 담당하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등 GVC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올해 1~10월 중간재 수출은 2936억달러로 지난해 3204억달러 대비 8.4% 감소했지만, 전체 무역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0.7%에서 올해 60.9%로 큰 변화가 없었다.

한국은 중국 의존도가 높은 GVC상 위치를 단기간에 재편하기 쉽지 않고, 미국과 같이 리쇼어링이 아직 활성화되지 않아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오히려 기업규제 3법과 노동관계법 등 기업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전세계에서 나타나는 자국우선주의로 인해 역내 생산기지 도입이 필수화되고 있어 오프쇼어링 현상이 가속될 우려가 커졌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G2 국가를 중심으로 중국은 부품소재 자체조달 확대, 미국은 완제품 생산 확대라는 GVC 지역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전체 무역 중 중간재의 비중이 약 60%에 달하고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비중이 높아, 향후 리스크 경감을 위해 부품소재(중간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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