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해제’ 갈림길 선 강북2구역…주민들 “개발 속도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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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구역 해제’ 갈림길 선 강북2구역…주민들 “개발 속도 높여야”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12.09 15: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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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 정비구역 해제 논의…인근 사업지는 개발 박차
해제시 슬럼화 우려에 ‘전전긍긍’…사업재추진 의견 제출
9일 찾은 서울 강북구 강북2구역 전경.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울 강북구 강북2구역 직권해제 여부가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역주민은 정비구역이 해제됐다가는 동네가 슬럼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조만간 도시재정비위원회를 다시 열어 강북2구역 직권해제 여부를 심의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 열린 11차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는 강북2구역의 정비구역 해제안이 보류된 바 있다. 시는 강북구청이 보완 자료를 준비해 제출하면 이를 다시 심의에 올릴 계획이다.

2003년 수립된 미아균형발전촉진지구 기본계획에 따라 상업지구와 준주거지역을 통합 개발할 예정이었던 강북2구역은 2009년 조합설립 인가를 받는 등 사업이 무난하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 소유주 간 갈등과 과도한 기부채납 등으로 인해 사업이 지속적으로 지연됐다. 결국 2018년 5월 조합장 해임총회가 가결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일부 토지 등 소유자가 직권해제 요청서 및 동의서를 강북구청에 접수했다.

이를 두고 직권해제 반대 및 사업추진 의견을 제출한 소유주도 적지 않다. 지난 1~2월 이뤄진 주민공람에서 토지 등 소유자 22명은 정비구역 해제 요청은 대다수 조합원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며 다시 사업을 재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의견을 제출했다.

의견이 갈리자 당국은 약 1년 동안 직권해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토지 등 소유자가 관계법령에 따라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한 만큼 더 이상 결정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도시재정비위원회를 내달 소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실제로 정비구역이 해제되기는 쉽지 않다. 서울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공급부족론’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부지인 정비구역을 해제하는 것이 정부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어서다. 또한 지난 5월과 6월에는 각각 동대문구 전농 8구역과 전농12구역의 일몰기한 연장에 동의하는 등 오히려 정비구역 유지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사업 재추진을 희망하는 주민들은 정비구역이 해제되면 정주여건이 더 나빠져 거리가 슬럼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9일 찾은 강북2구역 사업지는 대로변 상가는 호텔과 프랜차이즈 생활용품 전문매장 등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업지 안쪽으로는 안마방과 모텔 등이 즐비했다. 준주거지역에도 다수의 점포가 영업을 하지 않는 상태였다.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는 A씨는 “오래된 고시원이나 낡은 주택밖에 없어 개발이 필요한 지역”이라며 “개발이 진행되지 않는 상황이 오죽 답답했으면 공공재개발까지 신청했겠느냐”고 강조했다.

개발을 추진 중인 숭인시장 내부. 사진=이재빈 기자

지하철역에서 더 가까운 인근 준주거지역은 개발이 한창이다. 미아사거리역 바로 서측에 위치한 숭인시장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한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이미 적지 않은 시장상인이 가게를 비웠다. 목이 좋아 예전에는 제법 영업이 잘 됐던 시장이지만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공실도 적지 않다”며 “시장 안쪽이 주상복합으로 거듭나면 대로변도 이주·철거 후 2023년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인근 정비사업의 성공도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인근 ‘래미안길음센터피스’ 전용면적 84㎡는 지난 10월 37층 입주권이 14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현재는 15억5000만원을 호가하는 매물도 있다. 2022년 1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롯데캐슬 클라시아’도 전용 84㎡ 27층 입주권이 지난 8월 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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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진 2020-12-10 16:58:19
쌍문2구역도 추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