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린 저축은행 부실채권도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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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린 저축은행 부실채권도 눈덩이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12.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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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 자금 수요 늘면서 기업·가계대출 총 7.4조 증가
일부 여신 부실화…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실적 하락 전환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저축은행에서 부실화된 대출채권이 늘어나면서 건전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이 양호한 실적을 이어 가고 있지만, 잠재부실이 쌓이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연체 대란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저축은행 79개사의 총여신 연체율은 3.8%로 2019년 말보다 0.1%포인트 소폭 늘었다. 기업대출은 4.1%로 같은 기간 3.9%에서 0.2% 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가계대출 연체율은 3.5%에 머물며 작년 말(3.6%)보다 0.1%포인트 줄었다. 또 9월 말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4.6%로 2019년 말보다 0.1% 포인트 줄었다. 고정이하 여신은 금융기관 대출 중 연체가 3개월 이상 발생한 부실채권을 의미한다.

업계 전체 규모로 살펴봤을 때 저축은행의 건전성은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개별 업체 별로는 상황이 다르다. 실제 한국투자·웰컴·애큐온저축은행 등은 이자수익은 늘었으나 여신 건전성이 낮을수록 적립률이 높아지는 대손상각비가 증가하면서 3분기 실적이 내리막길을 걸었다.

자산 규모가 업계 3위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 29.7% 줄어든 144억원으로 집계됐다. 웰컴저축은행과 애큐온 저축은행도 각각 199억원과 6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9.3%, 4.5% 줄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대손상각비가 지난해 같은 기간 -71억원이었는데 올해 50억원으로 늘어난 탓이 컸다. 올해 3분기 대출 규모가 14% 증가했는데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 규모는 81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6%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3분기 대손상각비가 24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대출 규모는 13.1% 증가했는데 그중에서 고정이하여신은 20.5% 증가한 탓이다. 애큐온저축은행은 같은 기간 대손상각비가 87.9% 증가한 257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규모가 2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0% 넘게 성장한 영향이 컸다.

코로나19로 시중에서 대출 수요가 넘쳐나며 저축은행의 여신 규모는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3분기까지 저축은행 총대출은 73조2000억원으로 작년 말(65조원)보다 12.6% 증가했다. 기업대출이 법인대출 위주로 3조9000억원(10.4%) 늘었고 가계대출이 신용대출 위주로 3조5000억원(13.5%) 증가했다.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보다 9200억원(10.2%) 늘어난 10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2257억원 늘어나는 가운데에서도 이자이익(3934억원) 이 더 크게 증가하며 순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전체적으로 대출 수요가 많아 저축은행들이 높은 이자수익을 거뒀지만 일부 고위험 대출에 따른 대손상각비용도 늘어난 곳도 있었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진 여신 부실화가 가시화되진 않았지만, 잠재부실 리스크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건전선 개선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지표가 현재로서는 대체적으로 양호하지만 잠재부실이 현실화된다면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충당금 추가 적립기준을 마련하는 등 선제적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지속 유도하는 한편, 건전성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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