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직전 폭증한 마통 발급… 묵히면 한도 깎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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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직전 폭증한 마통 발급… 묵히면 한도 깎일 수도
  • 김정우 기자
  • 승인 2020.11.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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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일일 신규 개설 3.5배 껑충… 실제 이용은 38% 그쳐
사진=연합뉴스
이달 23일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1일 개설 수는 6681개로 신용대출 규제 발표 직전 대비 3.5배에 달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고액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 시행에 따라 최근 마이너스통장 발급이 폭증세다. 막히기 전에 미리 최대한 한도를 확보해두려는 가수요가 몰린 가운데 실제 이뤄지는 대출은 한도의 30~4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사용 실적이 저조한 경우 한도 하향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시중은행의 하루 신규 개설 마이너스통장 수는 지난 23일 기준 668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3일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신용대출 규제가 발표되기 직전인 12일 1931개의 3.5배에 이르는 규모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23일 전후로도 꾸준히 5천 대 후반을 웃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13일 금융당국이 고소득자의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포함)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이날부터 적용한다고 예고한 데 따른 것이다. 당국은 연소득 8000만원 이상의 차주가 은행에서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DSR 40%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연소득 8000만원인 차주가 연간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는 3200만원 이하로 제한된다. 3200만원 이상 은행에서 빌릴 수 없다는 의미다.

규제 시행 이후부터는 개설한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모두 신용대출 총액에 합산되는 만큼 미리 마이너스통장을 개설하고 한도를 최대한 늘려놓으려는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너스통장을 포함한 전체 신용대출 잔액도 지난 12일 129조553억원에서 26일 131조6981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마이너스통장을 통한 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의 실제 이용률은 저조했다. 4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은 지난 26일 기준 평균 38%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3일 총 3518억원의 마이너스통장 한도가 설정됐는데 이 가운데 1337억원 정도만 실제 대출로 이어지는 셈이다.

마이너스통장 소진율이 너무 낮으면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월 말부터 약정금액이 2000만원을 넘는 신규 또는 기한연장 마이너스통장에 대해 소진율에 따라 대출한도를 축소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규 약정(기한연장)일로부터 만기일 3개월 전까지의 평균 대출한도 소진율이 10% 이하면 약정 한도의 20%를 깎은 뒤 기한을 연장해주는 식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소진율이 낮은 한도 대출에 대한 규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설정된 마이너스 통장 한도만큼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갱신 과정에서 고객과 협의해 한도를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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