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넘어 산’… 이연모 부사장 구하기, LG전자 롤러블폰은 해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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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넘어 산’… 이연모 부사장 구하기, LG전자 롤러블폰은 해낼까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11.29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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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분기 적자 사업부 수장, 인력 감축으로 적자 폭 감소 성과
구광모 ‘고객 감동’ 경영엔 낙제점… 벨벳, 윙 부진은 아쉬움
LGD 제치고 중국 BOE 협력… 원가절감 위한 롤러블폰 승부수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사진=LG전자 제공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 부사장. 사진=LG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구광모 대표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인사.”

이연모 LG전자 MC사업본부장이 이번 LG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됐다. 22분기 연속 적자 중인 사업부를 이끄는 이 본부장에게 1년의 기회가 다시 주어졌다. 이 본부장이 내년에 LG전자 MC사업본부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 본부장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MC사업본부의 흑자 전환과 동시에 질적 성장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MC사업본부 최대 관심사는 22분기 적자의 사슬을 끊는 것이다. 하지만 원가 및 비용 절감에만 의존해서는 이 본부장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구 대표의 ‘고객감동’ 경영 철학에 부합하지 못하면서다. 구 대표는 최근 계열사 사업보고회에서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의 질적 성장이 함께해야 하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이 본부장이 LG전자의 MC사업본부 적자 개선에 구조조정에 기댄 측면이 적지 않다고 본다. LG전자는 지난해 4월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했다. 경기도 평택 공장의 물량을 베트남과 브라질로 이전해 국내 스마트폰 인력을 줄였다.

사실 LG전자 MC사업본부 인력 줄이기는 2015년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하다보니 사업부 인력을 줄여 비용을 줄이려는 의도다. 2015년 7460명이었던 MC사업본부 임직원은 지난해 3824명, 올해 3분기 3724명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인력 줄이기는 실제 LG전자 MC사업본부 적자 개선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본부장이 이끄는 뒤부터 영업손실은 1분기 2378억원, 2분기 2065억원, 3분기 1484억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에도 MC사업본부 대상으로 퇴직 프로그램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력 줄이기에 의존하다 보니 매출 증대 개선 효과는 크지 않다. 직원 수 감소, 원가 경쟁력 개선, 마케팅 비용 절감의 구조적 조정 절차가 착실히 진행된 반면 품질 개선, 제품 혁신 등의 질적 성장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상반기 벨벳, 하반기 윙을 새롭게 선보여 혁신을 추구했지만 성과는 그리 좋지 못한 실정이다. 벨벳은 ‘매스 프리미엄’이라는 하이앤드 시장과 중저가 보급형 시장의 틈새를 노렸지만 오히려 양쪽 모두에게 외면당했다는 평가다. 벨벳은 디자인에서 참신함을 보였으나 스펙 측면에서 가격 대비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대조적으로 벨벳과 비슷한 시기에 나온 애플 아이폰SE2는 크기를 줄이는 대신 스펙을 하이앤드급으로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다.

가로로 돌리는 윙은 폴더블폰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폼팩터 시장에 임펙트를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참신한 시도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 제공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은 폰의 사이즈를 줄이는 디자인 변화를 주었고, 갤럭시Z폴드는 확실히 넓은 디스플레이 경험을 제공해 호평을 이끌었다.

품질 경쟁력은 3분기 실적으로 이어졌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보다 매출 47%, 영업이익 128.2% 증가했다. 지난 2분기까지 억눌렸던 소비 심리가 3분기에 개선되면서다. 실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약 50% 급증했다.

반면 LG전자의 극적인 실적 개선은 없었다. 매출 증대는 20%를 넘기지 못했고, 영업적자 개선 효과도 30% 정도 수준이다. LG전자 스마트폰의 품질 경쟁력 향상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내년에 출시할 롤러블폰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고 한다. 롤러블폰의 확실한 성공이 없다면 내년 이 본부장의 자리가 위태로울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MC사업본부장은 최근 3년간 세 번이나 교체될 정도로 평균 임기가 짧다. 하지만 삼성전자도 롤러블폰 출시를 앞둬 이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롤러블폰 개발을 중국 업체 BOE와 협업하는 강수를 둔 것이 이러한 상황이 반영됐다고 본다. 롤러블폰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를 제쳐두고 중국 업체를 택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이 유력하다. 이 본부장이 MC사업본부의 내년 흑자전환 성공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의 실용주의, 고객감동 경영에 부합하기 위해 이 본부장은 반드시 내년에 MC사업본부의 흑자전환과 동시에 질적 성장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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