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조사·수입맥주 제쳤다” 편의점 ‘수제맥주’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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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제조사·수입맥주 제쳤다” 편의점 ‘수제맥주’ 전성시대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11.29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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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등장 3년 만에 국산맥주 매출의 10% 돌파
편의점 국산 수제맥주 올 1~10월 매출 546% 껑충
日 불매운동으로 수입맥주서 눈 돌려, 홈술 확산도
곰표 맥주 이어 말표·골뱅이 등 이색 맥주 출시 이어
CU역삼점 주류 냉장고의 한 라인 모두 국내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BGF 제공.
CU역삼점 주류 냉장고의 한 라인 모두 국내 수제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BGF 제공.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수제맥주가 국내 편의점 맥주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편의점 업계 사상 처음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이 국산맥주 매출의 10%를 돌파하며 편의점 맥주 시장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다. 수제맥주가 편의점에 등장한 지 약 3년 만이다.

29일 CU에 따르면 편의점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가 처음으로 국산맥주의 매출을 넘어선 2017년 이후 전체 시장의 최대 60%까지 수입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당시 40% 남짓의 국산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그쳤다.

수입맥주의 삼년천하가 끝난 것은 지난해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때문이다. 수입맥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맥주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단번에 꺾였다.

수입맥주 대신 선택을 받은 것은 국산 수제맥주였다. 선호하는 맥주 맛과 향이 분명한 젊은 층이 대형 제조사 맥주가 아닌 소규모 브루어리의 수제맥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CU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5%나 늘었다.

홈술과 홈파티 문화가 확산한 것도 수제맥주의 인기에 한몫했다.

대형 제조사 맥주는 ‘테슬라(테라+참이슬)’,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등 소맥 폭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회식이나 모임 등 폭탄주를 마시는 자리가 사라지면서 개성 있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로 CU의 올해 1~10월 국산맥주 중 대형 제조사 맥주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신장했지만,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546.0%나 껑충 뛰었다.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 매출 비중도 6%까지 올랐다. 세븐일레븐 역시 올해 1~10월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92.4% 증가했다.

맥주 시장의 판도 변화에 맞춰 편의점은 수제맥주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CU는 11월 기준 업계 최대 규모인 20여 가지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15가지 상품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올해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다. CU는 밀가루 제조사인 대한제분과 협업해 수제맥주 곰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이는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10만 캔이 다 팔렸고, 현재까지 100만 캔 이상 판매됐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달에는 구두약 제조사 말표산업과 손잡고 ‘말표 흑맥주’를 선보였다. 또 이달 들어서는 업계 최초로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와 손잡고 ‘수퍼스윙라거’와 ‘빅슬라이드 IPA’를 단독 출시했다. 플레이그라운드는 그동안 펍 중심으로 맥주를 공급하고 수출을 지속 진행해왔지만 국내 편의점 판매를 위해 전용 상품을 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U 관계자는 ”국내 브루어리들의 퀄리티 높은 수제맥주에 자사의 상품 기획력과 노하우를 접목해 신선한 맛과 재미있는 콘셉트의 상품들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초 골뱅이 가공 캔 업체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유동골뱅이’ 맥주를 출시했다. 골뱅이가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매운 안주와 어울리도록 달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비엔나 라거 스타일이다.

이밖에 GS25는 수제맥주 카브루와 2018년부터 광화문·제주 백록담·경복궁·성산 일출봉 등 국내 주요 명소를 따온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는 일반 맥주보다 협업 등 개성 표현이 자유롭다”면서 “편의점 시장에서 수제맥주가 차별화 상품으로서의 가치가 높은 만큼 맥주 매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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