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KCGI, 막판까지 여론전…법원 판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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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KCGI, 막판까지 여론전…법원 판단만 남았다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1.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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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최종 소송 판결 앞두고 공방 치열
법원 판단에 따라 인수 성사 여부 판가름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세워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뒤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한진칼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 최종판결을 앞두고 한진그룹 KCGI가 날선 여론전을 이어가고 있다. 사실상 재판부 결정에 따라 이번 인수합병(M&A)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나는 만큼 양측은 자신의 적법성을 강조하는 한편 상대방의 불법성을 강하게 비난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5일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진행한 심문의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께, 늦어도 내달 1일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달 2일이 산업은행의 한진칼 유상증자 납입일이기 때문이다. 

법원이 가처분 심문에서 “신주 발행 외 대안이 있는지가 쟁점”이라고 밝힌 가운데 한진그룹과 KCGI는 막판까지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한진그룹은 “제3자배정 신주발행이라는 상환 부담이 없는 자기자본 확보 방안이 있는데도, 원리금 상환 의무가 따르는 사채 발행이나 지속적 수익원인 자산매각을 하라는 주장은 회사의 이익보다는 지분율 지키기만 급급한 이기적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KCGI가 지금까지 제시한 사채 발행, 주주배정 유상증자, 자산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등의 대안은 실현 가능성이 없다”며 “강성부 KCGI 대표는 더는 말로만 대안이 있다고 주장하지 말고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KCGI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아니더라도 사채 발행, 한진칼 비핵심 자산 매각 등 다른 방법으로 M&A를 추진할 수 있다”며 “이번 방안은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보장을 해줄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또 “한진그룹과 산업은행이 항공업 재편에 대한 진정성과 의지만 있다면, 현재 구조에서 산업은행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나 대출만으로도 아시아나 항공 인수가 가능하다”면서 “진실된 항공업 통합이 목적이라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전문가들은 물론 적절한 외부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모여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원의 가처분 결과에 따라 양측의 희비는 엇갈릴 전망이다. 

한진칼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 결정을 받으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는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 실사 이후 기업결합심사를 거치면 본격적인 통합 작업이 가능해진다. 양사가 통합하게 되면 세계 7위 수준의 초대형 항공사가 출범하게 된다.

반면 법원이 KCGI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사실상 무산된다. 산은의 한진칼 투자가 없다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자금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산은은 한진칼에 8000억원 규모 제3자 유상증자를 받아 한진칼 지분을 획득하고 이 가운데 7300억원을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의 2조5000억원 유상증자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KCGI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최종 인수까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혜 논란에 대한 주주의 반발과 노조의 반대 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KCGI는 이미 신규 이사 선임과 정관 변경 안건을 사유로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통령님 산은의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된 문제점을 바로잡아 주시기 바란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아시아나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노조는 산은의 대화 요구에도 “인수 주체인 대한항공과 직접 이해 당사자인 대한항공 노조가 배제된 협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처음 요구한 대로 노사정 회의체를 구성해 인수합병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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