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엄마가 떠난 첫 여행이 남긴 것 "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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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엄마가 떠난 첫 여행이 남긴 것 "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
  • 김종혁 기자
  • 승인 2020.11.26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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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출판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엄마로 살아온 시간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날이었다."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삶의 고비마다 산을 오르며 단단하게 살아가던 저자가 여성으로서의 약자성을 인식하게 된 ‘페미니즘 모멘트’는 기자생활을 하면서부터였다.

기자는 물론 취재원의 성별과 연령의 쏠림 현상이 심한 기자 사회에서 기자가 아닌 여성으로서 자기 검열과 자기혐오를 자연스레 체화했다. 기혼 유자녀 여성 정체성이 더해지면서 더욱 심화됐다.

아이를 돌보기 위해 일을 그만둔 것인데 주부, 전업이라는 단어에 가슴이 따끔거렸다. 비경제활동인구 통계 속 ‘숫자’로만 존재하는 듯 자연스레 숨죽이고 살았다. 점차 사회적 연결망이 사라졌다.

자기만의 언어도 잃어갔다. 대신 불안을 얻었다. 예측 불가능한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안온하고 안전한 양육환경을 만드는 과정은 역설적이게도 불안과 끝없는 싸움이었던 것이다.

 아이를 기르는 육아에서, 나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는 육아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이 찾아왔다. 엄마 정체성을 잠시나마 떨쳐낼 수 있는 시간과 장소,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그렇게 엄마가 되고난 뒤 처음으로 여행길에 나섰다. 늘 꿈꿔왔던 곳, 히말라야.

 <엄마, 히말라야는 왜 가?>는 사회가 부여한 가짜 엄마 정체성을 벗어던지고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자 했던 한 개인의 성장기와 더불어, 위태롭고 불안한 우리 사회의 기혼 유자녀 여성, 특히 경력단절여성의 소수자성을 담아냈다.

“약자성에 머무르지 않고 교차성”을 일깨워야 한다는 것, “엄마로 살아온 모든 시간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날이었다는 것”이 백운희 저자의 결론이다.

 저자가 '정치하는엄마들' 활동을 통해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되던 돌봄을 사회적 의제로 전환하고, 착취와 차별, 혐오를 넘어선 사회를 위한 연대를 제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더 많은 엄마들, 여성들, 약자들이 세상에 나와 목소리를 내주기를 바란다.  모두가 발화의 주체가 될 때 우리 생이 더 다채로워지리라 믿는다."는 저자 백운희는  대전일보 기자를 거쳐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를 역임했다.<정치하는 엄마가 이긴다>(생각의 힘, 2018) 공저.<나는 이렇게 불리는 것이 불편합니다>(한겨레출판, 2018) 공저를 펴냈다.


좌우명 : 아무리 얇게 저며도 양면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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