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고른 국내 증시…“내년까지 랠리” vs “차익실현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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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고른 국내 증시…“내년까지 랠리” vs “차익실현 경계”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11.25 14: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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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개인 '사자'에도 기관 매도세에 코스피 하락 반전
장중 최고치 경신은 이어가...블룸버그 "韓증시 루저에서 달링"
코스피가 25일 사흘 만에 최고가 행진을 멈췄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2포인트(0.62%) 내린 2,601.54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6.22포인트(0.62%) 내린 2,601.54에 거래를 마쳤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새 역사를 쓰는 가운데 잠시 숨을 골랐다. 투자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랠리가 이어질 것인지 조정 국면이 올 것인지 어느하나 장담할 수 없어서다. 

'코스피 2600시대'를 연 코스피는 사흘 연속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간밤 미국 다우지수가 처음으로 3만을 돌파하는 등 뉴욕 증시 상승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9.58포인트(0.75%) 오른 2637.34에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0.94% 상승한 2642.26까지 오르며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며 하락 반전했고, 한때 260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5031억원과 129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려 2601.5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가 상승 출발을 보인 것은 뉴욕 증시의 호조에 영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조달청에 인수인계를 시작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인수인계 절차가 시작됐고, 시장이 선호하는 제닛 옐런 전 연준의장이 재무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알려짐에 따라 다우지수가 사상 최초로 3만을 돌파하는 등 미국 증시가 랠리했다. 미국 증시가 랠리하자 세계증시도 일제히 랠리했다.

전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54% 오른 3만46.24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다우지수가 3만 선을 넘은 것은 사상 최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전장보다 1.62% 상승한 3635.41에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최고치를 다시 썼다. 나스닥 지수는 1.31% 오른 1만2036.79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가 1만2천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9월 이후 세달만이다.

이제 동학 개미들은 시험대에 올라섰다. 내년 코스피가 3000까지 오른다는 증권가 전망에 개인투자자들은 ‘차익 실현’과 ‘추매(추가매수)’ 사이에서 고심하고 있다.

우선 랠리 연장이 지속될 거란 전망에 무게추가 기우는 분위기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바라보는 한국 증시에 대한 시각이 장밋빛 일색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1년 한국·대만 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말 코스피가 2800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3.6%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상황 개선과 무역 갈등 완화로 한국과 대만의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면서도 "한국의 반도체 익스포저가 더 커 메모리 업황 회복에 따른 이익이 예상되며, 주식시장의 퍼포먼스나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한국이 더 낫다"고 전망했다. 

블룸버그통신도 24일(현지시간) 한국의 주식시장이 아시아의 '패자'(loser)에서 모두가 사랑하는 '애인'(darling)으로 급변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흘 연속 사상 최고를 쓰고 있는 한국 증시의 대표 지수 코스피에 대해 블룸버그는 "달러 약세에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의 수익을 좇는 외국인 자금을 흡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 JP모간 역시 코스피의 추가 랠리를 예상했다. JP모간 서울사무소의 JJ 박 애널리스트는 "외국 투자자들이 그동안 한국 증시에 걸었던 비중축소 포지션을 걷어 들일 것"이라며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도 한국 경제가 아시아의 국가들 중에서도 크게 위축되지 않은 점도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고 CEB인터내셔널투자의 바니 램 리서치 본부장은 말했다.

다만 한쪽에선 내년 증시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면서 조정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은 여전히  나온다. 본격적인 차익실현 시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은 "연말부터 내년 1분기까지 중국의 쌍순환 정책, 바이든 재정지출, 연준 무제한 매입 등 각종 기대를 붙여 장기 성장을 선반영할 수는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내년 상반기 랠리 이후 되려 하반기는 쉽지 않은 시장이 되지 않을까 한다. 선반영한 가격 이후 국채수익률 상승은 기간 리스크를 키우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계속 불어나기만하던 증시 대기자금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23일 기준 58조4477억 원으로 지난 18일 65조1359억 원에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3일 만에 6조6882억 원 줄었다. 

증시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이다. 코스피가 오르자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흘러드는 동시에 차익 실현 후 현금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용택 IBK리서치센터장은 “백신 기대감, 미국 대선의 마무리에 대한 안도감 등 지나치게 낙관적인 상황만 선 반영되면서 내년에 오를 부분을 앞당겨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연말에 많이 오를 수록 내년 초에는 불안정한 장세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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