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생활고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대출로 투자)’ 등 최근의 투자 성향 등 영향으로 우리나라 가계 빚(신용)이 3분기 다시 한 번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특히 지난 7~9월 3개월 동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2조원 넘게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682조1000억원으로 2002년 4분기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최대치를 찍었다. 2002년 이전 가계신용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작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상 최대 기록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 보험사, 대부업체, 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3분기 가계신용은 2분기 말 1637조3000억원 대비 44조9000억원(2.7%) 늘어 2016년 4분기 46조1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 말 1585조5000억원으로 집계돼 역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3분기 증가액(39조5000억원)은 2016년 4분기(41조20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90조4000억원으로 3분기에만 17조4000억원 늘어났다. 증가폭은 2분기 14조8000억원보다 커졌고 24조2000억원을 기록한 2016년 4분기 이후 3년 9개월 내 최대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도 3분기 잔액 695조2000억원으로 22조1000억원 불어났다. 증가액은 2분기 9조4000억원의 두 배를 훌쩍 넘어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았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3분기 중 주택매매·전세 거래량이 2분기나 작년 3분기보다 늘었기 때문에 주택자금 수요가 있었고 주식자금 수요도 있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까지 늘면서 통계 편제 이래 역대 최대 분기 증가액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