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신간 <그날의 만가>는 전쟁의 연속인 세상의 풍파 속에서 한 가정과 한 개인의 꿈은 얼마나 초라하고 연약하게 무너지는가를 여실히 드러내며 그 안에서 생명의 힘은 얼마나 소중하게 자라나는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1949년 ‘그날’의 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담담하게, 혹은 서글프게, 때로는 설레게 써 내려가는 이야기는 우리 지난날의 세월을 천천히 보여준다.
죽음보다 더한 악몽이 당시의 삶이었다면, 그 시련이 전해질 수 있을까.
<그날의 만가>는 모두가 감내해야 했던 그 시절의 미산 사람들을 조명한다. 어디서부터 잘못되고, 어디서부터 고쳐야 하는지 모를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누군가는 말을 잃었고 마음을 잃었고 시간을 잃었다.
그 악몽 같은 나날을 지나는 주인공들을 통해 오늘은 햇살에 눈부시고, 내일의 삶은 더 단단해짐을 살필 수 있다.
어느 시대에는 누구나 겪었을 고난이고, 어느 시대는 상상도 못할 불행일 것이다.
새로운 세상, 새로운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책은 아주 간절하고 섬세하게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살아야 하는, 그럼에도 살 수밖에 없는 우리가 어떤 마음이어야 하는지 말이다.
시대의 상처 속에서도 새살 같은 희망은 피어올라야 한다고 <그날의 만가>는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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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혁 기자 kjh@m-i.kr김종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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