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신설법인 힘 싣는 SKT, 손보 사업 ‘시너지’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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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신설법인 힘 싣는 SKT, 손보 사업 ‘시너지’ 낼까
  • 정두용 기자
  • 승인 2020.11.15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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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맵모빌리티 출범 코앞…SKT, 캐롯손보 2대주주 등극
신설법인과 캐롯손보, ICT 연계 보험 산업 진출할 듯
디지털·플랫폼·모빌리티 등 시너지 요소 많아
SK텔레콤 모델이 T맵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 모델이 T맵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SK텔레콤 제공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텔레콤이 모빌리티 신설법인에 힘을 싣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직접 직원들에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에 대한 비전을 설명하고 인사이동에 대한 개인 선택의 자율성을 약속했다. 회사도 신설법인과 보험사업 연계를 염두에 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며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출범되는 신설법인의 임시 주주총회가 26일 개최된다. 분할 기일을 12월 29일로 잡은 만큼 출범 막바지 절차를 밟고 있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 전문 기업 설립이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캐롯손해보험의 지분을 확대했다. 시장에선 이를 두고 SK텔레콤이 티맵모빌리티를 통해 ‘보험 사업 확대’의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해석한다. 손해보험과 모빌리티 플랫폼의 사업적 연관성이 높고, 캐롯손보가 국내 첫 디지털 손해보험사로 출범한 만큼 SK텔레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이 근거로 꼽힌다.

실제로 캐롯손보는 지난달 VCNC와 제휴를 통해 타다 대리 드라이버들에게 보험을 적용하며 ‘모빌리티 플랫폼’ 보험시장에 공식 진출하기도 했다. 고객이 타다 앱으로 대리운전 서비스를 요청하면 캐롯손보는 실시간으로 배정된 기사의 정보를 공유해 주행 시작부터 종료까지 자동차보험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대리운전기사가 운행한 만큼만 보험료가 책정돼 ‘모빌리티 플랫폼’ 특화 상품이란 평가를 받는다.

티맵모빌리티와 캐롯손보 간에도 이런 사업적 연계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시각이다. SK텔레콤은 캐롯손보의 지분을 9.01%에서 21.36%까지 늘리며 한화자산운용에 이어 2대주주에 올라 경영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보험사 대주주는 현행법상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적이 없어야 획득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지난 2014년 11월 멜론 관련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바 있다. 대주주에 해당하는 10% 이상 지분을 획득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셈이다. SK텔레콤은 캐롯손보 보통주 9.01%를 제외한 나머지는 경영권과 상관없는 ‘우선주’로 확보하고 있었다. 벌금형 처분 기간이 5년이 지나면서 이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금융위원회의 ‘캐롯손해보험 대주주변경’ 승인을 마쳤다.

SK텔레콤은 다만 이번 지분 확대와 모빌리티 신설법인과의 사업 연관성에 대해선 다소 거리를 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추가 투자를 통한 이번 지분 확대가 아니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한 것뿐”이라며 “통상적으로 우선주를 보통주 전환할 수 있는 기간을 계약을 통해 정해 놓는데 이에 맞춰 지분을 변경한 것”이라고 말했다. 모빌리티 사업과의 연계를 위한 지분 확대라는 시장의 해석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에선 SK텔레콤의 입장과 다른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손보의 특성만을 따져도 SK텔레콤의 T맵이나 11번가와 연계한 상품이 당장 나와도 이상할 것 없다”며 “SK텔레콤 경영권 강화에 따라 양사 간 시너지 창출을 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티맵모빌리티는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200만명을 확보한 ‘T맵’과 등록기사 20만명의 ‘T맵 택시’를 양대 축으로 한다.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SK텔레콤은 모빌리티를 SK ICT패밀리의 성장을 이끌 5번째 핵심 사업으로 꼽고 있다.

박정호 사장은 최근 CEO 타운홀을 통해 티맵모빌리티와 관련 “집에서 LA까지 가는 고객이 이 플랫폼을 통해 모든 이동 과정을 이용하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모빌리티 기업서 일하면서도 SK텔레콤으로 돌아와 더 큰 가치를 내겠다는 구성원이 있으면 이를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 둘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신설법인 구조도. 그래픽=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의 모빌리티 신설법인 구조도. 그래픽=SK텔레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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