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퇴양난 공공재건축…은마에 이어 잠실주공5도 ‘퇴짜’
상태바
진퇴양난 공공재건축…은마에 이어 잠실주공5도 ‘퇴짜’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11.03 14: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은마·잠5 사실상 철회…컨설팅 결과 회신도 늦어져
“추가 인센티브 필요하지만 정부가 집값 자극 우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안 그래도 흥행몰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공공재건축의 인기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구 ‘은마’와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가 사실상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철회의사를 밝히면서다.

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조합은 지난 2일 조합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공공재건축 조건부 철회 의사를 밝혔다. 사전컨설팅 회신 기한을 1달로 예정했던 만큼 오는 6일까지 당국으로부터 회신이 오지 않으면 공공재건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당초 이달 말이나 내달 초쯤 컨설팅 결과를 회신할 계획이었다. 사나흘 안에 컨설팅 결과를 완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잠실주공5단지의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철회는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모양새다.

잠실주공5단지 조합 관계자도 “오늘 관계부처로부터 6일까지 컨설팅 결과를 회신받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사실상 공공재건축 신청을 철회한 셈”이라고 귀띔했다.

은마도 공공재건축 신청을 철회할 전망이다.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와 ‘은마반상회’ 등 소유주 모임 대부분이 공공재건축을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마아파트 소유주 B씨는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투표를 진행한 결과 공공재건축에 반대하는 소유주 비율이 90% 이상에 달한다”며 “사전컨설팅 이후 공공재건축을 신청하려면 주민총회에서 표결을 거쳐야 하는 만큼 은마의 공공재건축 참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은마아파트 조합은 이미 지난달 8일 구두로 사전컨설팅 중단을 요청한데 이어 서면으로도 사전컨설팅 중단의사를 밝힌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사전컨설팅 회신이 늦어지는 바람에 공공재건축 참여를 반대하는 주민 압박에 추진위원회나 조합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당초 지난 8월 공공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개소 당시만 해도 사전컨설팅 신청 시 3주 안에 결과를 회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달 30일 접수 마감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사전컨설팅 결과를 받은 단지가 전무한 상황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완화 등 추가 인센티브 없이는 공공재건축이 흥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 공공재건축 사업에 대한 혜택이 자칫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