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폭 키우는 전셋값…전세대책 대체 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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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폭 키우는 전셋값…전세대책 대체 언제쯤
  • 이재빈 기자
  • 승인 2020.11.01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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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셋값, 상승폭 키우며 70주 연속 ‘상승’
文, 전세 안정화 강조했지만…뾰족한 수 없어
서울 서초구에서 바라본 한강 이북. 서울 전셋값이 70주 연속 오르며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이재빈 기자

[매일일보 이재빈 기자] 서울 전셋값이 70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전세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 하고 있다. 이번 주 발표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전세대책 발표도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가을 이사철 수요가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인 만큼 전세시장 불안은 더 심회될 전망이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주택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국의 전세수급지수는 191.1로 나타났다. 지난달(187.0)보다 4.1포인트(p) 증가한 수치로 193.7을 기록했던 2001년 8월 이래 19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같은달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91.8로 전월(189.3) 대비 2.4p 늘었다. 2015년 10월(193.8)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전세수급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수치가 이보다 높으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100 아래일 경우 전세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뜻이다.

국가공인통계인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전세시장 불안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감정원이 발표한 ‘2020년 10월 4주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0% 오르며 전주(0.08%) 대비 상승폭을 0.02%p 키웠다. 이로써 서울 전셋값은 70주 연속 상승했다. 송파구(0.19%)와 강남구(0.18%), 서초구(0.16%) 등 정주여건이 양호한 지역들이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호가정보가 상대적으로 많이 반영되는 민간통계에서는 전셋값 상승이 더 두드러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10월 4주차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0.13%)보다 0.01%p 상승한 0.14% 상승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기필코 전세시장을 안정시키겠다”며 “임대차3법을 조기 안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내년 6월로 예정돼 있던 전월세신고제 시행 시기를 앞당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 전세시장 안정화에 나서겠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중형 임대주택’의 공급도 시사했다. 전용면적 60㎡ 이하로만 공급 가능한 공공주택의 기준을 전용 85㎡ 이하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이다. 여당에서는 지난달 29일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다만 국토교통부 등 정부 부처에서 여전히 전세난의 원인이 일시적 수요 증가에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은 변수다. 전세난이 임대차법 등 제도적 문제 때문이 아니라 가을 이사철이라는 시기적 문제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만큼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당장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마땅히 없는 것도 골칫거리다. 중형 임대주택 공급은 주택을 새로 건축해야 하는 만큼 아무리 빨라도 2~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언급했던 월세 세액공제도 당장 전세난을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표준임대료 등 시장개입정책도 연달아 발표된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고 있는 여론을 고려하면 사용하기 어려운 방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세대책은 자칫 잘못 건드렸다가는 매매시장을 밀어 올리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겨우 안정시킨 매매시장이 다시 상승장에 진입할 것을 우려해 전세대책을 발표하지 못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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