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총력전에도 유명희 외면한 EU...WTO 사무총장 선거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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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총력전에도 유명희 외면한 EU...WTO 사무총장 선거 '빨간불'
  • 김정인 기자
  • 승인 2020.10.2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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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유럽연합(EU) 회원국이 유 본부장의 경쟁상대인 나이지리아 후보에 몰표를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행보에 따라 반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현재로선 선거전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EU 소식이 전해진 이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했다. 

AFP 등 외신에 따르면, EU 회원국은 이날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하는 데 합의했다고 한다. 이날은 WTO 164개 회원국들이 사무총장 후보자 선호도를 접수하는 시한으로, 이후 이를 토대로 새 사무총장 선출시한인 다음달 7일까지 회원국들의 집단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 들어가게 된다. 

WTO 회원국들을 대륙별 블록으로 보면 △아시아·대양주 47개국 △아프리카 44개국 △유럽 39개국 △아메리카 34개국 순이다. 이 중 유럽의 27개 EU 회원국과 44개 아프리카 국가들의 집단적 지지가 나이지리아 후보에게 몰리며 벌써 과반에 달하는 지지가 상대 후보에게 넘어간 셈이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이달 들어 독일과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덴마크 정상과 연이어 정상 통화를 갖고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는 등 EU의 표심 잡기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결국 성과를 내지 못한 것. EU 내에선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막판 힘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아직 반전 가능성은 남아있다. 유 본부장은 현재 WTO에서도 영향력이 강한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고 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회원국 간 합의로 진행되는 선출 방식 탓에 컨센서스 과정에서 표심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 내 이탈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WTO 내에서 입김이 강한 중국이 나이지리아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결정을 유보하고 있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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