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發 청약 강풍…시장 과열 이어진다
상태바
분상제發 청약 강풍…시장 과열 이어진다
  • 최은서 기자
  • 승인 2020.10.26 13:5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규모 단지지만 세자릿수 경쟁률 기록해
강남권 분양단지로 수억원 시세차익 기대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시장에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한 주상복합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도 등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 청약시장에서 과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한 주상복합아파트 견본주택에서 내방객들이 단지 모형도 등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서울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분상제) 적용을 받는 단지 두 곳이 청약을 진행, 수요자들이 청약시장에 대거 몰리며 예상을 뛰어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들 단지는 중소건설사가 시공한 비브랜드·소규모 단지인데다 강화된 전매 규제를 적용받지만 분양가가 시세의 절반 수준에 그쳐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 아르테스 미소지움’ 26가구를 모집한 1순위 청약에 1만3964명이 몰리며 평균 537.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서울 역대 최고 청약 경쟁률이다. 직전 최고 기록은 지난 8월 은평구 ‘DMC SK뷰 아이파크포레’의 340.3대 1로, 이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가장 경쟁률을 높은 주택형은 전용 59㎡A로 2가구 모집에 1575명이 청약해 787.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59㎡B과 전용 84㎡도 각각 505.7대 1, 520.5대 1로 경쟁률이 500대 1을 넘어섰다.

이 단지 특별공급에서는 11가구 모집에 5064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460.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전용 59㎡는 신혼부부 2가구 모집에 2109명이 몰려 1054대 1의 경쟁률을, 전용 84㎡는 신혼부부 4가구 모집에 2405명이 청약 나서 60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서울에서 두 번째로 분상제가 적용된 단지로 총 3개동 12층 100가구에 그친다. 중소건설사인 SF신성건설이 벽산빌라를 허물고 가로주택정비사업을 통해 공급하는 단지다.

3.3㎡당 일반 분양가는 평균 2569만원으로 전용 59㎡이 6억7200만~6억8300만원, 전용 84㎡이 8억6600만원이다. 인근 전용 84㎡ 시세가 15억~16억원인 점에 비춰보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앞서 분상제를 적용받아 분양에 나선 서초구 ‘서초 자이르네’도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34가구 모집에 1만507명이 몰리면서 평균 300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69㎡A는 1가구 모집에 987명이 몰려 1000대 1에 육박하는 경쟁률을 보였다. 전용 69㎡B도 10가구 모집에 4833명이 청약해 48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3.3㎡당 분양가는 3252만원으로 6억3000만~8억9400만원 선이다. 인근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4890만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변 시세 대비 저렴하다. 바로 앞에 위치한 단지인 바로 앞 단지 ‘서초한신’과 ‘경남아너스빌’의 전용 84㎡의 시세는 15억~17억원대다.

이 단지는 GS건설의 자회사인 자이S&D가 낙원청광연립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공급하는 단지로 지하 3층~지상 14층, 전용 50~69㎡, 총 67가구 규모다.

중소건설사가 짓는 소규모 단지이고 8년간 전매가 금지되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흥행에 성공한 것은, 두 단지 모두 강남권 분양단지인데다 주변시세보다 훨씬 낮은 분양가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지 않아 중도금대출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분상제 시행 이후 재건축 단지들이 분양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서울 아파트 공급절벽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로또 분양이라는 점도 청약경쟁률을 끌어올린 요인이었다는 평가다. 현재 ‘둔촌주공’과 ‘래미안 원베일리’ 등 대규모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단지들이 분상제로 분양일정을 조정 중으로 공급시기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다. 분양가 산정을 두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후분양으로 갈 가능성도 있어 서울의 공급절벽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선 이처럼 공급은 줄어드는 상황에서 분상제로 인한 시세차익 기대감에 청약에 나서는 수요자는 늘어나 청약경쟁률과 청약가점이 높아져 청약 당첨 문이 갈수록 좁아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상제로 시세차익 기대감이 커지면서 청약시장 쏠림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기존 주택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큰 상황이어서 신규 아파트에 대한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