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말랐다던 전세, 이달 들어 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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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 말랐다던 전세, 이달 들어 쌓이기 시작했다
  • 성동규 기자
  • 승인 2020.10.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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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물건 9월 9052건에서 이달 1만305건으로 13.8% 증가
단기 상승에 따른 피로감 누적과 선호도 높은 매물 소진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 추이.자료=아실 제공

[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이 시행된 이후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전세 물건이 이달 들어 쌓이기 시작했다. 전셋값 단기 급등에 대한 임차인들의 피로감 누적과 현재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다는 인식에 따른 매물 잠김 해소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이날 현재 1만305건으로 1달 전 9052건보다 13.8%(1253건) 늘었다. 구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양천구가 213건에서 402건으로 88.7%(189건) 늘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뒤이어 성동구 71.0%(204건→349건), 광진구 68.6%(102건→172건), 은평구 60.6%(122건→196건), 강동구 59.8%(540건→863건), 도봉구 58.4%(106건→168건), 강북구 57.6%(59건→93건). 동작구 40.8%(196건→276건), 성북구 31.2%(451건→592건), 구로구 30.2%(119건→155건) 순이었다.

상승률 상위 10개 구는 대부분 최근 들어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지역이었다. 더욱이 25개 자치구 중에서 상대적으로 서민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서 전세 물건 감소에 따른 피해 우려가 컸던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임차인들은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전셋값이 뛰어오르자 이사 계획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인들은 전셋값이 정점에 이르렀다고 판단, 거둬들였던 전세 물건을 내놓으면서 이달 들어 적체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학군과 교통여건 등이 좋지 않은 지역의 전세 물건이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으면서 쌓여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파트별 증가 추이를 보면 이에 대한 반론이 가능해 진다.

리센츠 120.0%(25건→55건), 송파헬리오시티 94.3%(53건→103건), 영등포뉴타운꿈에그린90.9%(22건→42건), 상도역롯데캐슬 90.9%(44건→84건), 잠실엘스 60.3%(53건→85건) 등 지역을 대표하는 아파트 위주로 전세 물건이 많이 늘었다.

전세 물건 증가에도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을 보면 이날 기준 아파트 전세계약 건수는 2870건으로 전달(5674건)과 비교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감소 폭이 워낙 크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교수는 “임대차 시장에 새로운 변곡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며 “수급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된 데다 전셋값이 너무 올라 수요가 줄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어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면 전셋값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여기에 정부의 공급 계획이 추가로 발표되면 전셋값 안정은 더욱 공고히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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