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풍년 속 인뱅.상호금융은 연체율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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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풍년 속 인뱅.상호금융은 연체율 비상
  • 이광표 기자
  • 승인 2020.10.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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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부실대출 비율 3개월새 20% 급등
상호금융권 연체율 6년만에 2% 돌파

[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시중에 유동성은 넘쳐나는데 시중은행을 제외한 금융권의 연체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개인 신용대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인터넷전문은행과 상호금융권이 연체율 비상에 걸리며 부실대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둔화 여파가 시중은행 보다 취약차주가 많은 금융권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0일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올 2·4분기 0.43%로 전 분기(0.36%)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여신 대비 연체기간이 3개월을 넘긴 부실여신의 비중을 나타내는 은행의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다. 이 비율은 지난 2018년 0.05%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특히 이번 0.07%포인트 상승은 2018년 3·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오름폭이다.

상호금융권의 대출 연체율 역시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 대출 연체율은 2.02%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말(1.71%)보다 0.3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연체율이 2%대에 진입한 것은 2014년(2.55%) 이후 6년 만이다.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상호금융권의 대출 연체율의 상승은 대출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금감원은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자본 규모가 영세한 조합의 부실화가 우려돼 연체율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상호금융권의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토록 지도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자금시장의 빈부 격차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역설적으로 시중은행엔 갈곳을 찾지 못한 돈이 불어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552조58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436조3378억원)에 비해 106조1575억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이란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시장금리부 예금(MMDA) 등 이자를 거의 주지 않는 ‘대기자금’을 가리킨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이 1년 만에 100조원 이상 늘어난 건 전례 없는 현상이다. 돈이 흘러갈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는 것도 대기자금이 늘어난 요인이다. 올 들어 개인의 주식 투자가 늘긴 했지만 넘치는 돈을 소화하기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유동성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가격을 끌어올릴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김인구 한국은행 금융시장국장은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수익률을 좇아 이동할 돈”이라며 “경제 주체들의 판단에 따라 시장이 과도하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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