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기금으로 눈 돌리는 항공사들…고금리 대출 문제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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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기금으로 눈 돌리는 항공사들…고금리 대출 문제없나 
  • 박주선 기자
  • 승인 2020.10.19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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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에 이어 대한항공‧제주항공, 기안기금 만지작 
연 7%대 고금리 적용은 부담 요인…실효성 논란 제기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여객기가 세워져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국내 항공사들이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에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보니 위기에 처한 기업을 돕겠다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이달 말께 기안기금 신청을 앞두고 있다. 기안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이미 지난 15일 첫 회의를 열고 제주항공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을 논의한 상태다. 운용심의회는 제주항공이 기안기금을 신청하면 이후 회의를 통해 최종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도 이달 중 기안기금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재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가 없는데다 송현동 부지 매각이 차질을 빚자 정부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선 금리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외의 경우 1% 내외에서 많아야 3~4% 수준인 데, 한국은 연 7% 이상의 고금리를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의 델타항공은 미 정부로부터 16억달러의 긴급자금을 10년 만기로 지원받았으나,  대출금리는 초기 5년간은 연 1%대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는 지난 5월 독일 정부로부터 최대 연 9%의 금리로 90억유로(약 12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받았다. 이 금리는 2027년부터 적용되며, 초기 금리는 연 4%다. 

반면 지난달 총 2조4000억원의 기안기금을 지원받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연 1600억원 이상의 이자를 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안기금을 지원받는 항공사는 경영상 특정 제약을 받게 된다는 점도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6개월간 고용인원의 90%를 유지해야하며, 계열사 지원과 자사주 매입이 금지되기 때문이다.  또 지원액의 최소 10%를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로 발행해야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이자율이 높다보니 당초 코로나로 어려워진 기업을 돕겠다는 취지로 느껴지지 않는다”면서 “기안기금 제도를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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