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주름잡은 제조업, 지난 10년간 시가총액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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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주름잡은 제조업, 지난 10년간 시가총액 역주행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10.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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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소재‧산업재 등 제조업 중심 전통 주력 산업 시가총액 대부분 줄어들어
경제구조가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으로 개편, 자본시장의 기대감도 변해
올해 상반기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26조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건강관리, 정보기술 위주로 성장했다. 에너지, 소재, 산업재 등 전통 주력산업의 지난 10년간 시가총액은 크게 감소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지난 2000년대 급격한 성장을 보이며 우리 경제를 이끌었던 에너지‧소재‧산업재 등 제조업 중심의 전통 주력산업이 최근 10년 동안 시가총액이 오히려 줄어드는 등 비중이 크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2000년 말, 2010년 말, 2020년 3분기 말 등 10년 단위로 코스피 상장 시가총액 상위 100대 비금융사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정보기술 및 건강관리 분야는 급성장한 반면 제조업 분야는 지난 10년간 역주행 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선, 건설, 중공업 등의 산업재 분야의 경우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시가총액이 8.8조원에서 161.9조원으로 급성장했지만, 이후 10년간 65.4조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또 철강, 석유화학 등 소재 분야의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10.7조원에서 128.0조원으로 성장했지만, 이후 10년간 113.9조원으로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정유 등 에너지 분야 역시 1.8조원에서 28.4조원으로 급성장한 이후 22.1조원으로 역행했다.

반면 정보기술 분야 기업들의 시가총액은 2000년 32.1조원 수준에서 2010년 203.3조원으로 성장한 이후에도 2020년까지 592.1조원으로 지속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건강관리 분야는 2000년 0.6조원 수준에서 2020년 117.9조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통계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최근 바이오 및 언택트 기술·제품 관련 기업이 부상한 것이 아니라, 조선·중공업 등 과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산업들의 비중이 줄어들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제조업과 서비스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개편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추세는 이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조선, 철강, 중공업, 정유화학 등 전통 산업에서 4차 산업 중심으로 전환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 성장해온 정보기술 분야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고, 기존 주력산업은 구조조정 등 개편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같은 양상은 최근 기업의 시가총액에서도 드러난다.

다만 국내에서 성장률 1위인 ‘건강관리’ 분야도 글로벌 시장에서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글로벌 100대 기업에 한국은 2개사뿐으로 ,2020년 3분기 말 글로벌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S&P 캐피탈 IQ 기준) 중에서 한국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51위), ‘셀트리온’(65위) 등 2개사가 포함됐다.

미국은 ‘존슨앤존슨’, ‘머크’, ‘화이자’, ‘애보트’(이상 의약품 제조), ‘유나이티드헬스그룹’(의료 서비스) 등을 포함해 총 51개사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은 ‘항서제약’(의약품 제조), ‘마인드레이’(의료기기) 등 15개사로 뒤를 이었다. 일본도 ‘추가이’, ‘다이이찌산쿄’(이상 의약품 제조) 등 11개사가 순위에 들었다.

건강관리 업종 시가총액 합계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4625조원)은 우리나라(80조원)의 58배, 중국(555조원)은 7배, 일본(495조원)은 6배 수준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코스피 시장을 10년, 20년 전과 비교해보니 변화하는 경제 구조와 산업 생태계 지각변동에 맞춘 자금 흐름 움직임이 확연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 변화에 따른 맞춤형 산업정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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