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신용융자 17조 첫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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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용융자 17조 첫 돌파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10.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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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본격화된 3월만 해도 6조원대
20대 ‘빚투’ 신용융자 작년말보다 133%↑
사진=연합뉴스
개인 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인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7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최근 주식 열풍 속에서 증권사에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빚투(빚내서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지자 갈 곳 없는 뭉칫돈이 증권시장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처음으로 17조7744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다소 감소세를 보이며 이달 6일 16조5043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 들어 9조~10조 원 수준을 유지하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된 3월 말 6조원대까지 줄어들었으나, 주가 반등이 시작되며 7월 들어 14조원, 8월 15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한 달 만에 17조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로부터 빌린 금액이다. 이는 지수 강세에 따르는 일종의 후행 지표다. 개인들이 ‘지금보다 더 오를 것’에 베팅해 빚을 내서 투자에 나서는 신호로 읽히기 때문에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빚투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진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지난 7일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연령대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대가 8월 말 기준 3798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는 작년 말(1624억원)보다 2174억원(133.8%)으로 두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이어 30대(71.6%)와 40대(70.5%)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흐름에 육군 한모(남‧23)씨는 지난 3월부터 1000~2000만원가량 꾸준히 신용융자를 받아 주식 투자를 진행 중이다. 입대 후 항공·방위산업 관련주에 관심이 생겼는데 코로나 사태 이후 좋은 투자 기회가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군대 내에서 일과 시간 후, 스마트폰으로 분기보고서 같은 투자 자료를 찾고, 주식을 투자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의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풍부한 유동성이 아직까지 꺼지지 않았고, 최근 공모주 흥행도 이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거래도 여전히 활발하기 때문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신용잔고의 상승세는 다소 제한적이다. 이는 증권사들의 신용 잔여 한도가 대부분 차 있기 때문”이라며 “고객 예탁금 대비 신용잔고 비중은 40% 선임을 감안하면 우상향 방향은 유지되겠지만 속도조절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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