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리 주식 사는 ‘신영증권家’… 백기사 가능성
상태바
코리안리 주식 사는 ‘신영증권家’… 백기사 가능성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9.28 14: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국희 회장 등 오너일가 6.19% 지분 확대
“단순투자”...목적변경 통해 경영권 참여 가능
신영증권(왼쪽), 코리안리 사옥. 사진=매일일보DB
신영증권(왼쪽), 코리안리 사옥. 사진=각 사 제공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신영증권 오너가인 원국희 회장과 부인 민숙기씨, 딸 원혜숙씨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보유목적은 ‘단순 투자’지만 향후 경영권 방어를 염두에 두고 ‘백기사’를 자처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신영증권(5.61%)을 포함해 원국희 회장(0.43%)과 민숙기(0.07%), 원혜숙(0.04%), 원주영(0.04%)씨가 보유한 코리안리 지분율은 총 6.19%(744만5681주)로 직전 보고서인 5.13%(617만2841주)보다 1.06%포인트(p) 늘었다. 신영증권 오너 2세인 원종석 부회장을 제외하면 원 회장의 직계가족 모두 코리안리 주주다.

원국희 회장의 경우 지난 2018년 5월 코리안리 주주명부에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꾸준히 주식을 사들여 왔다. 올해 코로나19 발생으로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렸을 때도 주식을 대폭 늘렸다.

신영증권 오너일가의 코리안리 지분 확보를 두고 ‘배당’과 ‘우호지분 확보’라는 두 가지 추측이 나온다. 투자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면 코리안리는 매우 투자하기 좋은 회사긴 하다. 특히 요즘 같은 ‘제로금리’ 시대에 배당 매력이 높은 대표적인 종목으로 꼽힌다. 시가배당률만 봐도 전거래일 종가 기준 7%에 달하고, 배당규모도 지난 2017년 344억원에서 2018년 315억원, 지난해 말 574억원으로 대폭 늘고 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성향 역시 25.9%에서 30.4%로 크게 올랐다. 보유하기만 해도 매년 신영증권 오너 일가에 총 37억2284만원이라는 금액이 적립되는 셈이다.

과거 있었던 지분교환 때문에 양사가 서로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손을 잡은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실제 외국계 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양사가 매각하고 매입하면서 주요 주주 명단에서 해외 주주 이름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앞서 2007년 6월 코리안리는 미국계 노이버거앤버만(Neuberger N Berman)으로부터 신영증권 주식 30만주(3.20%)를 사들인 바 있다. 이후 신영증권의 자회사 신영자산운영의 주식도 매입하며 현재 6.29%를 보유 중이다. 신영증권도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코리안리 자사주 150만주(1.34%)를 199억원에 매입했다.

이들이 현재까지 행동주의 사모펀드에 공격을 받아 경영권을 위협받은 사례는 없다. 다만 신영증권과 코리안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은 각각 26.51%, 22.94%로 양사 모두 의결권이 있는 우호 지분을 다 합쳐봤자 30%도 안 된다. 이 때문에 향후 있을지 모를 공격에 대비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초석 아니냐는 해석이다.

자본시장 한 전문가는 “맨 처음부터 경영참여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할 경우, 지분 변동 등을 포함해 여러 가지 공개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단순 투자목적으로 보유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향후 상황에 따라 경영참여 목적으로 전환될 수 있는 만큼 가지고만 있더라도 우호지분의 효과는 존재 한다”고 했다.

한편 양사 모두 오너일가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오너일가)성씨가 같아서 지분 매입과 관련해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해 하는 분들이 계신데 직접적인 혈연관계 있거나 하진 않다”면서 “단순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늘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신영증권 역시 코리안리와 아무 관계없다며 거리를 뒀다.

담당업무 : 보험·카드·저축은행·캐피탈 등 2금융권과 P2P 시장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읽을 만한 기사를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