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만행 방치’ 비난 쏟아지자 軍 “상황 급반전 때문” 뒷북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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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만행 방치’ 비난 쏟아지자 軍 “상황 급반전 때문” 뒷북해명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9.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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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상당시간 실종공무원 구조 노력"
"검문 불응해 사살" 北 발표와 상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을 방문, 무궁화 10호 앞에서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장관은 북한군에 피격·사망한 공무원이 탑승한 무궁화 10호에 살펴보려 했지만, 수사기관이 '현장 훼손' 등을 이유로 10호 탑승 요청을 거절해 대신 비슷한 배인 무궁화 29호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28일 오후 전남 목포시 서해어업관리단을 방문, 무궁화 10호 앞에서 서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문 장관은 북한군에 피격·사망한 공무원이 탑승한 무궁화 10호에 살펴보려 했지만, 수사기관이 '현장 훼손' 등을 이유로 10호 탑승 요청을 거절해 대신 비슷한 배인 무궁화 29호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지는 참사가 일어났지만 군이 이를 포착하고도 지켜만 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해 군이 28일 “북측이 상당시간 구조활동을 벌이다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는 뒷북 해명을 내놨다. 하지만 군이 사건 당시 북측에 실종자 송환이나 구조 관련 어떤 메시지도 발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사후 변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 핵심관계자는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 군은 말단 실무자가 22일 오후 3시 30분 최초 인지했다”며 “실무자 인지 후 이 첩보가 신빙성이 있는 정황으로 확인돼 내용을 분석하고 군 수뇌부까지 보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고 밝혔다. 이어 “말단 실무자가 최초 인지한지 2시간 후 북한이 실종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정황을 인지했다. 이후에 북한이 상당한 시간 동안 구조 과정으로 보이는 정황을 인지했으나 그를 놓쳐서 2시간 정도 찾아 헤맨 정황도 포착했다”며 “나중에 상황이 급반전돼 대응에 제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국방부가 ‘사건 전후 상황을 짜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며 “첩보는 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첩보의 조각조각들을 재구성해야 한다. 첩보의 정당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다.

앞서 군은 당초 어업지도공무원 A씨의 실종 다음 날인 22일 오후 3시 30분께 A씨가 북측 수산사업소 선박에 의해 최초 발견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총격은 오후 9시 40분께 이뤄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총격 전까지 최소 6시간 생존 사실을 파악하고도 대응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자 이날 첩보 분석 내용을 뒤늦게 일부 공개한 것. 이날 군의 해명은 북한이 구조하는 듯한 정황이 포착됐으나 갑자기 총격을 가하는 상황으로 바뀌며 대응이 늦어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이 관계자는 국방부 설명과 북한이 대남통지문을 통해 설명해 온 사건의 경위가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의 정보는 객관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겠다”며 “제3자의 입장에서 관련 자료를 살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경이 수사를 통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고 군은 해경 수사에 협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군은 이날 구체적인 시간대별 보고 상황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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