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생활가전, 잘해도 본전”…H&A 사업 외 분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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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생활가전, 잘해도 본전”…H&A 사업 외 분전 필요
  • 이상래 기자
  • 승인 2020.09.22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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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쟁력 잃는 TV 사업, 출하량 2위도 中업체에 내줘
연속 21분기 ‘만년 적자’ 스마트폰 사업, 벨벳 반등도 실패
3분기 호실적 기대되는 생활가전, 높은 가전 의존도 탈피해야
호주 유력 소비자잡지 초이스(Choice)가 소비자평가 1위에 선정한 LG전자 제품. 사진=LG전자 제공
호주 유력 소비자잡지 초이스(Choice)가 소비자평가 1위에 선정한 LG전자 제품. 사진=LG전자 제공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LG전자 TV와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생활가전이 홀로 분전하지만 전체 전자사업에서의 위상 하락은 막기 어려운 모양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에 대한 의존돈가 높아지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는 이번 3분기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위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의류관리기와 건조기·식기세척기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생활가전을 제외한 TV와 스마트폰 사업의 기대감은 크지 않은 분위기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LG전자는 2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1위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상당하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금액 기준으로 1위 삼성전자는 30.0%, LG전자는 15.3%에 머물렀다. 격차가 거의 두 배 가까이 난다. 출하량 기준으로 보면 LG전자(9.8%)는 2위 자리마저 중국 업체 TCL(12.7%)에 내준 상태다.

LG전자가 프리미엄 라인을 내세우는 OLED TV 시장이 역성장을 하고 있다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OLED TV 시장은 전년 동기보다 8.9% 감소해 역성장했다. 올해 2분기에서도 OLED TV 시장은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코로나19 영향 탓으로 돌리기에는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QLED TV 시장은 1~2분기 연속 성장해 대조를 이뤘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도 부진을 거듭하기는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C사업부는 5년이 넘도록 적자만 내고 있다. 누적 적자는 4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과감한 비용 절감에 나섰다. 주문자개발생산(ODM) 방식을 확대하고, 국내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철수했다.

LG전자는 기존의 스마트폰 라인업도 새로 바꿨다. 프리미엄 브랜드 ‘G’와 ‘V’ 시리즈도 버렸다. LG전자의 첫 야심작 ‘벨벳’은 매스 프리미엄으로 출시됐다. 기존의 스마트폰 강자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 아이폰과의 정면 승부를 피한 것이다. 삼성, 애플의 플래그십 모델 가격보다 저렴한 89만9800원으로 내놓으며 디자인을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에 비해 성능이 대폭 향상된 중저가 스마트폰들에 비해 벨벳은 가격대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스크린 화면을 두 개로 나눠, 위 화면을 가로로 돌릴 수 있는 새 스마트폰 ‘윙’의 성공을 두고는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서라도 TV와 스마트폰 사업의 반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전기차 배터리로 급성장한 LG화학이나 LG생활건강 등과 비교돼 예전만 못하다는 말들이 나온다”며 “과거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선 생활가전 뿐 아니라 TV, 스마트폰에서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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