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거 안정에 대한 체감까지 시간 걸릴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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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주거 안정에 대한 체감까지 시간 걸릴 수 밖에 없다
  • 전기룡 기자
  • 승인 2020.09.1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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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전기룡 기자] 정부가 8·4 공급 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수도권 내 사전청약 계획을 구체화했지만 아직까지 실수요자들은 주거 안정성을 체감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수도권 청약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대우건설이 수원 영통구 원천동에 공급한 ‘영흥공원 푸르지오 파크비엔’은 지난 15일 진행한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927가구 모집에 1만4079명이 몰려 평균 15.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접수를 진행한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3차 센텀’도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제일건설이 평택 고덕신도시에 공급하는 이 단지는 174가구 모집에 5655명이 접수해 평균 경쟁률이 20.7대 1에 달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울도 마찬가지다. 이달 서울에서 분양된 단지는 ‘장안에스아이팰리스’가 유일하다. ‘장안에스아이팰리스’는 1군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도 아니고 전용면적이 13~47㎡인 오피스텔형 구조를 지녔지만 1순위에서 완판되는 기염을 토했다.

정부가 계속해서 공급 시그널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이러니할 수 밖에 없다. 앞서 정부는 8·4 공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권역 13만2000가구를 포함해 수도권에 127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제6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자회의’를 통해 수도권 주요 공공 분양주택에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3만가구씩 조기 분양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료원, 국립외교원 등 서울 노른자땅에 대한 공급계획도 구체화하고 있다.

정부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청약시장에 실수요자들이 대거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귀납법적인 접근일 수 있다. 정부의 계속된 겹규제에도 집값 상승폭이 쉽사리 꺾이지 않았다 보니 계속해서 내 집 마련에 도전하는 것이다.

아울러 아직까지 주거 안정성을 체감하지 못해서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는 그간 규제를 통해 계속해서 대출을 옥죄고, 요건 등을 강화해왔다. 이로 인해 대규모 공급계획에도 불구하고 내 집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정부는 이번 공급방안 외에도 실수요자들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들이 쉽사리 정책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이, 그래서 주거 안정성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는 것이 정부가 밟아온 행보 때문이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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