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미국의 화웨이 퇴출 신호… 문재인 정부 심각하게 여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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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미국의 화웨이 퇴출 신호… 문재인 정부 심각하게 여겨야
  • 송영택 기자
  • 승인 2020.09.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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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택 산업부장
송영택 산업부장

문재인 정부는 미국이 경제・외교・군사 등의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하며 보내는 각종 신호를 애써 모른 척 하거나 잘못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최대 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글로벌적으로 확대·강화하고,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를 위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미국은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반도체 공급마저 차단하고 나섰다. 

미국은 자국의 기술이나 설계, 장비를 이용해서 생산한 반도체를 화웨이가 공급받지 못하도록 제재를 추가했다. 화웨이가 계열사를 통해 공급 받을 수 있는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지난달 글로벌 21개국 계열사 38개를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 계열사는 총 152개사로 늘어났다. 이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화웨이에 반도체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미국은 중국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인 SMIC까지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MIC에 반도체 생산 장비나 부품을 제공하려면 미국 상무부의 허가를 받게끔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SMIC가 화웨이로부터 주문을 받았더라도 공급하지 못하게 된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대만의 TSMC가 53.9%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는 삼성전자(17.4%), 3위는 미국 글로벌파운드리(7.0%), SMIC는 4.5%로 5위다. 앞서 대만의 TSMC는 중국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또한 중국은 필리핀·베트남·말레이시아·부루나이 등에 인접해 있는 바다에 남해9단선을 긋고 선 안에 있는 돌섬과 산호초에 인공섬을 만들어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공해상에서의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에 참여한 24곳의 중국 기업과 이에 연루된 개인들을 제재하는 조치를 내렸다.

미국과 중국이 패권전쟁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수혁 주미대사는 한 행사에 “안보 관점에서 한미동맹에 기대고 있고, 경제협력의 관점에서 중국에 기대고 있다”며 “안보만으로 한 국가를 존속시킬 수는 없다. 경제활동이 안보만큼 중요하다”고 발언해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었다. 이에 미국 국무부는 “한국은 수십 년 전 권위주의를 버리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였을 때 이미 어느 편에 설지 선택했다”고 논평했다.

또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이홍정 총무와 만나 “한미 관계가 어느 시점에선 군사동맹과 냉전동맹을 탈피해서 평화동맹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미동맹을 ‘냉전동맹’이라 폄하했다. 이례적으로 미국 국무부는 “우리의 동맹과 우정은 안보 협력을 넘어선다”며 “경제·에너지·과학·보건·사이버안보·여권 신장 등을 비롯해 지역과 국제적 사안 전반에 걸친 협력을 포함한다”고 반박했다.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항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축과,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동맹 격인 ‘쿼드’에 한국과 베트남,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쿼드 플러스’로 확대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듯 미국은 한국에게 여러경로를 통해서 사인을 보내고 있다. 한국의 위정자들이 하루빨리 현실을 직시하고 ‘안미경중’ 망상에서 깨어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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