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감염증보다 무서운 인간의 이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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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감염증보다 무서운 인간의 이기심
  • 김아라 기자
  • 승인 2020.09.03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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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유통중기부 김아라 기자.

[매일일보 김아라 기자] 인간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어리석은가를 새삼 느낀다.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본성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하고 각국의 국경이 닫힌 극한 상황에서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월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어느덧 7개월 이상의 시간이 흘렀다. 또 정부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한 지 벌써 5일째다.

감염증의 기세는 여전히 매섭다. 아니, 이제는 인간의 이기심이 더 무섭다.

서울시가 일주일간을 ‘천만 시민 멈춤 구주간’으로 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주일을 못 참고 저녁 약속이나 술자리를 만들어서 하는 사람, 밤 9시 이후에도 자리를 끝내지 않고 편의점 등으로 2차를 잇는 사람, 재택근무를 시행하니 남몰래 나들이를 나가는 사람, 여름 휴가를 가지 못해 수도권이 아닌 제주도 등으로 국내 여행을 가는 사람 등 여전하다.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등 SNS에서도 사람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여러 명이 모인 가운데 술과 함께 찍은 사진,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사진, 연인과 국내 곳곳을 여행하며 다정한 모습을 찍은 사진 등... . 이들의 피드를 보면 눈살이 절로 찌푸려진다. 생각이 다소 부족해 보인다. '좋아요'를 누르는 사람도 이해 가지 않는다.

물론 코로나19로 급격히 달라진 일상생활에 답답하고 심란할 수 있다. 따라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저녁 모임도 할 수 있다. 여행도 갈 수 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굳이 피드를 올려야 할까? 방구석에서 SNS 피드를 보는 사람은 얼마나 허무하고 비참하고 화가 날 지 생각이나 해봤을까?

인간의 자유를 방해할 이유는 없지만, 지금 같은 시국에 자신의 답답한 마음만 벗어던지고자 잠깐의 욕구를 참지 못 하는 행동은 그저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최근 ‘20대 여성 코로나 완치 후기(후유증 有)’라는 제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화제다. 이 글은 코로나19 완치자라고 밝힌 20대 여성이 퇴원 후 호흡 곤란과 두통은 물론, 후각·미각 상실 등 증상이 심각하고 이로 인해 직장도 그만뒀다는 내용이다.

이는 감염증의 심각한 위험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아직 후유증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완치자들의 경험을 배제할 순 없다.

이는 또다시 말하면, ‘나 하나쯤이야’란 이기심은 누군가의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생명을 잃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오는 6일 예정인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 즉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연장 여부를 이번 주말 결정한다.

3일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95명으로, 8월 17일 이후 17일 만에 처음으로 200명 이하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확진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가 많아 언제든 확진자가 급증할 수 있는 불안한 상황이다.

코로나19는 혼자만이 노력한다고 이겨낼 수 없다. 함께 견디고 이겨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괴로운 시간만 늘릴 따름이다. 더는 이기적인 사람이, 더는 어리석은 사람이 있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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