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비상] 고위험 위중·중증·깜깜이 환자 비율 늘어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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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비상] 고위험 위중·중증·깜깜이 환자 비율 늘어 불안
  • 한종훈 기자
  • 승인 2020.09.02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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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중·중증 확진자, 보름 만에 약 13.8배 증가
수도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 10개 미만
감염경로 불명 비율 24%, 연일 최고치 경신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체 채취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매일일보 한종훈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환자와 전파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늘고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감소폭을 보이고 있지만 이 같은 환자 비율이 늘어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위중·중증 환자는 총 124명으로, 전날보다 20명 늘었다고 밝혔다. 앞서 중앙임상위원회는 매일 300명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면 이달 3일까지 최대 130명의 중환자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방역당국은 기계 호흡을 하거나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를 쓰는 환자를 위중환자로, 스스로 호흡은 할 수 있지만 폐렴 등의 증상으로 산소 포화도가 떨어져 산소치료를 받는 환자를 중증환자로 구분한다.

위중·중증 환자는 지난달 광복절 연휴 이후로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18일만 하더라도 위중·중증 확진자는 9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 124명으로 늘어나면서 보름 만에 약 13.8배로 치솟았다.

더군다나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증가 폭이 20명대에 달했다.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집단 감염 여파로 대구·경북에서 확진자가 급증했던 지난 2∼3월에도 위중·중증 환자는 최대 93명에 머물렀었다.

방역당국은 당분간 위중·중증 환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보통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7∼10일 이후에 상태가 악화해 위중·중증 환자로 전환되는데 지난달 27일(발표일 기준) 확진자가 441명까지 급증했던 것을 고려하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당장 위중·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을 확보하는 데도 비상이 걸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전국의 중환자 치료 병상 511개 가운데 비어있는 병상은 49개(9.6%)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인력, 장비 등을 갖춰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43개(8.4%)다.

수도권 상황은 더욱더 좋지 않다. 현재 수도권에서 확보된 중환자 치료 병상은 306개지만,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9개(2.9%)뿐이다. 서울(5개), 인천(1개), 경기(3개)를 모두 합친다 해도 지금 바로 입원 가능한 병상이 10개도 채 안 되는 것이다. 위중·중증 환자를 모두 감당하려면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방역 당국은 이달 말까지 중증환자 병상 110개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일반 병상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전날 기준 수도권의 감염병 전담병원 병상 가동률은 65.8%, 서울시는 73.9%를 기록했다. 전날 적십자병원이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139개 병상이 추가되면서 서울의 전담병원 병상은 972개로 늘어났다. 이번 주말부터 북부병원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돼 80개 병상이 추가 투입된다.

이런 가운데 감염경로 불명 사례 비율이 연일 높아지고 있다. 최근 2주간을 기준으로 집계하는 감염경로 불분명 비율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비율은 지난달 22일 20.2%를 기록하며 집계 이후 처음으로 20%를 넘었는데 이후로 더 상승해 최근 사흘간(8.30∼9.1)은 21.5%→22.7%→24.3%로 계속 높아졌다.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접촉자 추적 등 역학조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n차 전파를 고리로 한 감염 확산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특히 최근 들어 감염이 음악학원, 교회, 봉사단, 운동시설 등 생활 곳곳으로까지 파고들고 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최근 며칠 새 코로나19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조사 중인 환자가 많고, 수도권 외에 각 지역에서 광범위한 발생이 누적되고 있다”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앞으로 시차를 두고 위중·중증환자와 사망자 규모가 당분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점이다”고 말했다.

또, 권 본부장은 그러면서 “조금만 더 참고 이번 주말까지 착실히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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