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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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코로나가 바꿔놓은 일상들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0.09.02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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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산업부 기자.
조성준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집 근처에 더러 가던 식당이 있었다. 엄청난 맛집은 아니더라도 가끔 한 번씩 생각날 정도는 되는 동네 맛집이다. 늦은 저녁 산책하면서 그 식당을 지나쳤는데, 그만 폐업을 하고 말았다. 나만 놀라서 쳐다보는게 아니었던 듯 길 가던 주민 몇 명도 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자세한 이유야 알 수가 없지만 수년을 한 자리에서 자리 잡은 식당이 폐업하는 데 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적지 않았으리라는 짐작이 들었다. 혼자 생각으로는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장사에 어려움을 겪다가 최근 재확산이 시작되자 미래를 보고 결단을 내린 것은 아닐까 하는 짐작도 들었다.

어디 그 식당뿐이겠는가.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 있는 음식점, 옷가게 등 상인들이 버티다 못해 폐업 혹은 가게 임대를 내놓는 일이 허다하다. 끈질긴 전염병이 상인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전염병 문제가 사실상 수도권과 대구 등 특정 몇몇 지역의 문제였다. 하지만 여름휴가 시즌을 계기로, 일부 단체 행동으로 전국 곳곳으로 퍼져버렸다. 지역 전통시장도 코로나19로 발길이 뜸하고, 비교적 방역이 잘 돼 있다는 백화점, 아울렛 등 쇼핑시설도 방문할 때마다 유령도시는 아닐까 하는 마음이 들 정도로 인적이 끊겼다.

그나마 대형마트는 식생활과 직결되다보니 고객 수가 유지되는 편이다. 반면 고객과 대면해야만 하는 여러 서비스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택배도 비대면으로 도착하고, 미용실에서도 마스크를 쓴 고객들을 상대한다. 2.5단계 격상 이후 식당에서 여럿이 모이는 것도 어렵게 됐거니와 모이더라도 주변의 눈총을 받게 됐다. 고3 등 대입을 앞둔 고학년 학생들은 이번 코로나19로 학습에 지장을 받고 있으며, 이제 막 취학한 6~7세 아동들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배우고 커가는 시기에 학교에 가지 못하고 막막하게 전자기기 화면에 의존하고 있다. 사람들의 모든 것들이 코로나19 방역에 맞춘 행동양식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사태는 이번 주와 다음 주가 고비라고 한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일 자정(0시) 현재 전날 대비 확진자수는 전국에서 267명이 늘었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내려진 후 나흘 연속 200명대를 유지했지만 전날보다 소폭 늘어나면서 5일 연속 감소세는 멈췄다. 다행히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이 지난 주말 경고한 이번 주 하루 신규 확진자 수 최고 2000명 발언은 무위에 그쳤지만 정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거리두기’ 3단계 격상 여부를 상시 염두하고 있다.

우리 생활을 이토록 불편하게 하고 생업까지 위협하는 코로나19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백신 개발일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는 거리두기를 철저히 지키는 수밖에 없다. 곧 다가올 추석 승차권 예매도 ‘2.5단계’를 반영해 다음 주로 연기됐다. 여름휴가 등으로 잠잠해질 것 같던 코로나19가 다시 살아나는 것을 확인한 만큼 전국민이 이동하는 추석에는 그 이상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지만 ‘민족의 명절’ 추석도 비대면으로 치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좋겠다. 대가족이 아닌 직계가족 위주로, 외부 활동을 최소화한 명절나기를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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