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직하고 붕어 쓰라’ 욕먹은 김현미 “시무 7조 안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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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직하고 붕어 쓰라’ 욕먹은 김현미 “시무 7조 안 읽었다”
  • 조현경 기자
  • 승인 2020.08.3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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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무 7조에 잘못된 내용 있느냐" 질문에도 "모른다"
조은산 대 림태주 온라인 상소문 설전은 화해로 가닥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31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김현미 국토부장관이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한 ‘시무 7조 상소문’을 읽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상소문을 쓴 진인 조은산(필명)은 또 다른 상소문 형식의 청원에서 “김현미 장관 대신 붕어를 쓰라”고 경질을 요구한 바 있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송석준 의원으로부터 “세간에 화제가 되고 있는 시무 7조 상소문을 읽어봤느냐”는 질문을 받고 “읽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송 의원이 “안 읽어보시면 안 된다. 시무 7조에 잘못된 주택정책과 관련된 내용이 있다고 추정은 되느냐”고 다시 묻자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송 의원은 “장관이 제대로 된 정책을 하려고 하면 민심을 제대로 읽고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 읽어보실 의향이 있으시냐”고 물었고, 김 장관은 “알겠다”고 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선시대 상소문 형식으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간언한 ‘시무 7조 상소문’을 올린 조은산은 지난 24일 국민청원 게시판에 ‘진인 조은산이 뉴노멀의 정신을 받들어 거천삼석의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 살펴주시옵소서’라는 제목의 글을 또다시 올렸다. 그는 청원에서 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비판하면서 김 장관, 추미애 법무부장관, 노영민 비서실장을 파직하라고 했다.

특히 조은산은 김 장관을 향해 “국토부 수장에 오른 이후 여태까지 스물두 번의 정책을 남발하였으나 번번이 실패하였고 오십보백보 따위의 우책으로 또다시 백성들을 우롱하며 또한 그것이 스물 두 번인지 네 번인지 기억도 못 하고 있사온데 파직하라”며 국토부 장관에 붕어를 쓰라고 했다. 또한 그는 앞서 올린 ‘진인 조은산이 시무 7조를 추정하는 상소문을 올리니 삼가 굽어살펴주시옵소서’라는 청원에서도 부동산 정책을 겨냥해 “집값이 11억원이 오른 곳도 허다하거늘, 어느 대신은 현 시세 11%가 올랐다는 미친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하는 등 김 장관을 강도높게 비난해 왔다. 

한편 조은산의 상소문에 시인 림태주씨가 ‘하교’ 형식의 반박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촉발된 설전은 양측이 화해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은산은 전날 림씨의 글에 반박하면서도 “시인 림태주의 글과 나 같은 못 배운 자의 글은 비교할 것이 안 된다” “건네는 말을 이어받으면서 경어를 쓰지 못했다. 내가 한참 연배가 낮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등의 겸양으로 먼저 자세를 낮췄고, 이에 다음날 림씨는 “내 이름을 적시한 선생의 글을 읽고 몹시 기뻤다. 선생의 상소문이 그저 허름하고 잡스러운 글이었다면, 나는 하교 따위의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생 글의 형식에 대구를 맞추느라 임금의 말투를 흉내 내었고 교시하는 듯한 표현을 쓰기도 했다. 너그러이 이해해주리라 믿는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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