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배포…과연 안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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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배포…과연 안전할까?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0.08.12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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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 본인 딸 접종시킬 정도로 안전성·효과에 자신
서방국가들 “국제 지침 따르지 않은 백신 신뢰할 수 없어”
美에 빼앗긴 주도권 회복하고 경제난 해결하고자 감행한 듯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샘플. 사진=RDIF 제공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말레야 센터)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샘플. 사진=RDIF 제공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러시아 정부가 전 세계 최초로 국민들에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배포한 가운데 해당 백신이 약물 개발에 대한 국제적 지침과 국제 공인을 따르지 않아 안전성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많은 비평가들이 크레믈린이 국가적 위상을 세우기 위해 시민들의 건강을 희생시키고 있다는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서둘러 승인한 이유는 잃어버린 국제적 위상을 되찾고, 경제난을 타개하며,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공식 등록했다”며 “내 딸 중 한 명이 백신 접종을 받을 정도로 꽤 효과적으로 강한 면역력을 형성하는 등 필요한 모든 검증절차를 통과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이 백신은 수천명에서 수만명을 상대로 이뤄지는 3상 임상시험을 건너뛰었다. 아직 2차 임상 결과조차 자세한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평론가들은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선점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미국에 빼앗긴 주도권을 회복하고자 단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2차 확산 가능성을 긴급히 차단하고자 하는 푸틴의 의지가 담긴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크리스티안 린드마이어 세계보건기구(WHO) 대변인은 지난 4일 러시아의 백신 승인 예고에 “백신 생산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모든 백신 후보물질에는 정립된 관행과 지침이 있고, 개발 전 모든 테스트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러시아의 백신을 신뢰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하고 있다. 알렉스 에이저 미국 보건부장관은 “코로나19 백신을 세계 최초로 생산하는 것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안전함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은 “테스트 전인데도 백신을 배포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미국은 절대 러시아산 백신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왔다. 러시아 내 제약회사들의 협의체인 러시아임상시험연합(ACTO)은 보건부에 서한을 보내 최종 임상시험이 통과하기 전까지 백신 승인을 미룰 것을 촉구했다.

누버거버먼의 칸 나즐리 수석 이코노미스트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푸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국가의 성과를 과시하고 경제 회복의 자신감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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