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빌린 동학개미 카카오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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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빌린 동학개미 카카오 산다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0.08.1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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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2주 만에 1조 늘어...IT·바이오 중심 ‘활황’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빚내서 투자한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15조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전유정 기자] 코스피가 2500선 돌파를 앞둔 가운데 ‘빚투’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15조원을 넘어섰다.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빌린 돈으로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카카오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를 보면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지난 10일 기준 15조172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피시장 7조2116억원, 코스닥시장 7조9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코스피가 급락했던 3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오름세다. 지난 6월 11조원과 12조원 선을 넘어선 뒤 약 3주 만인 지난달 10일 역대 최고치인 13조원도 돌파했다. 이어 지난달 24일 14조원을 넘어선지 불과 2주만에 15조원을 넘어섰다. 

강봉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서 개인 투자자의 이례적 증시 참여를 빼놓을 수는 없다”며 “다만 개인투자자들의 이례적 증시 참여는 글로벌 초저금리 지속과 대체자산의 기대수익률 하락 등이 요인이라기보다 국내 증시의 구조적 수급 변화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개인 투자자들의 빚 투자 행보는 코스피, 코스닥 지수가 오를 거라는 기대감과 해당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에서 비롯된 셈이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빌린 돈은 IT·바이오 관련주인 카카오와 SK, 부광약품 등으로 몰려들었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신용잔고금액 융자는 카카오 1789억원(0.71%), SK 1433억원(0.88%), 네이버 884억원(0.22%), 엔씨소프트 641억원(0.39%) 등이 코스피 신용거래융자 잔고 증가 상위 종목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특히 카카오는 지난 한 달간 카카오는 576억원이 늘어 코스피에서 순증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카카오 주가는 약 8% 상승했지만 최근 차익 매물이 나오면서 제자리로 돌아왔다. 현재 카카오는 시총 10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영업이익은 올해 4356억원, 내년 6688억원으로 늘어날 걸로 예측된다.

또, 코스닥에선 제약·바이오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다. 부광약품은 1415억원(6.77%), LG화학 1256억원(0.36%), 삼성바이오로직스 1225억원(0.3%), 일양약품 860억원(6.35%)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일각에선 신용거래융자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추후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용거래로 개인들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주식을 사모으면 강세장일 때 문제로 작용하지 않지만 추후 하락장이 나타날 시 반대매매로 인해 큰 폭의 하락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신용거래를 쓴 개인들의 피해가 커지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찍는 동시에 신용공여 잔고가 늘었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과열됐다는 신호”라며 “다만 주가가 짧은 기간 너무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가 끌어올린 국내 증시도 일시적으로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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