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당근과 채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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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당근과 채찍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05.08 0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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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금감원은 지난달 29일 ‘블랙컨슈머 방지안’을 이르면 7월 중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 ‘불합리한’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하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악성 민원의 범주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보험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보험사의 법적 책임이 없다는 판결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소비자’를 블랙컨슈머로 규정한다.

반면, 소비자로서는 불만이 생겨 민원을 냈는데, 불합리하다고 생각되는 답변이 돌아오면 민원을 다시 제기할 수밖에 없다.

법적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항상 ‘문제없음’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보험금 지급을 피하려 소송을 남발해온 보험사들의 꼴사나운 행태도 현행법에 따르면 적법행위다.

보험업계가 주장하는 ‘블랙컨슈머’와 정부나 감독당국이 생각하는 ‘블랙컨슈머’의 기준이 같을 수도 없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소비자 보호에 앞장서야 할 금감원이 블랙컨슈머 기준을 정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번 ‘블랙컨슈머 방지안’은 그간 민원감축을 요구하며 ‘채찍’을 휘둘러온 감독당국이 보험업계에 건네는 일종의 ‘당근’일 것이다.

그러나 정말 먹을 수 있는 당근일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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