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비켜 간 대한항공 경영실적…조원태 회장, ‘위기 속 경영전략’ 빛 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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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비켜 간 대한항공 경영실적…조원태 회장, ‘위기 속 경영전략’ 빛 발해
  • 문수호 기자
  • 승인 2020.08.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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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항공사들 실적 급락, 유일한 흑자… 임직원들 헌신 결과
조원태 회장 경영전략 통해, 여객기의 화물기 전환이라는 역발상 제시
대한항공, 하반기 악조건 속에서도 화물 비중 높이는 등 철저한 관리 방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이 대한항공 항공기 소독행사에 참여한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이 대한항공 항공기 소독행사에 참여한 모습. 사진=대한항공 제공

[매일일보 문수호 기자] 전세계 주요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대한항공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전세계 각국의 봉쇄조치에 하늘길이 닫혔음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돋보이는 실적을 달성했다.

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2분기 호실적은 코로나19로 인한 인건비 감소와 유류비 절감 효과가 컸지만,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전 임직원의 노력과 헌신이 뒷받침된 결과다.

대한항공 전 임직원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급여 반납과 휴업을 비롯한 뼈를 깎는 비용 절감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최악의 위기에도 수요 유치와 항공기 운항을 위해 전 세계 각국과 오지를 가리지 않은 임직원들의 헌신이 큰 역할을 했다.

이와 함께 조원태 회장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발상 전환은 유례를 찾기 힘든 항공업계 부진에도 대한항공이 경쟁력을 발휘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여객 부문에 집중된 경쟁사들과 달리 대한항공은 항공 화물 부문이 큰 성과를 거두며 실적을 견인했다.

조 회장은 수년간 지속된 항공화물 시장의 불황에도 고효율 최신 화물기로 기단을 재편하고 화물사업 미래 경쟁력에 적극 투자해왔다. 특히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한 색다른 전략 제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 대한항공 흑자, 세계에서 유일… 임직원들 헌신이 일군 값진 결과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화물 부문에 전사적 역량을 쏟아부으며, 수익성 확보를 통한 위기 대응에 발 벗고 나섰다.

화물 직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수요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편, 보다 효율적으로 수송할 수 있도록 운항 스케줄과 항공기 운영을 고민했다. 이에 따라 방역 물품 등 적시에 수송해야 하는 고부가가치 화물을 대거 유치해 수익성을 높였으며, 화물 임시 전세편 유치도 잇따라 이어졌다.

정비 직원들도 힘을 보탰다. 화물기 가동률을 최대한 높여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철저한 정비 점검과 관리에 역량을 집중해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대비 22%까지 높였다. 운항승무원들도 장거리 노선, 단거리 노선, 오지를 가리지 않고 안전운항과 정시수송을 위해 매진했다.

또한 코로나19로 여객기 운항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에서도 객실승무원, 여객 직원, 지원부서의 직원들 모두 제 자리에서 고객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방역 및 최선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했다. 초유의 사태 속에서도 상당수의 직원들이 휴업에 동참해 회사의 비용 절감 노력에 힘을 보탰다.

코로나19로 세계 항공화물 시장의 상반기 수요가 약 15% 줄고, 공급도 약 23% 감소했지만, 대한항공은 오히려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올해 상반기 화물 운송실적(FTK, Freight Ton Kilometer)은 10% 이상, 2분기 기준 약 17% 증가했다.

2분기 화물 부문 매출도 1조225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6300억원 대비 약 95%나 늘어났다. 그 결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 세계 주요 항공사 중 유일하게 흑자 항공사가 됐다.

이 같은 실적은 글로벌 항공사들의 화물 운송실적을 비교하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여객기 위주로 항공사업을 영위하던 아메리칸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영국항공 등은 항공화물 공급의 약 65%를 차지하는 벨리(Belly, 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워지자 지난 5~6월 화물 운송실적이 전년 대비 30~45%까지 떨어졌다.

화물기를 운영하는 다른 글로벌 항공사들도 실적 악화에 직면했다. 대한항공과 유사한 노선망과 화물 기단을 운영 중인 캐세이퍼시픽의 경우 올해 상반기 화물운송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4% 감소했다. 에미레이트항공도 약 28%, 루프트한자는 35% 정도 하락했다.

 
△ 조원태 회장의 시장대응 전략, 코로나19 위기 극복 견인

코로나19 위기 속 대한항공의 화물사업이 고공행진을 그릴 수 있었던 것은 조원태 회장의 화물시장 대응 전략이 큰 역할을 했다. 경영전략본부장, 화물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조원태 회장은 2010년대 장기 침체와 과다 경쟁으로 신음하던 항공화물 시장 환경에도 불구, 보잉777F, 보잉747-8F 등 최신 고효율 화물기단 구축에 힘을 보탰다.

또한. 지난 2016년 최대 30대까지 운영하던 화물기를 절반 가까이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었을 때도 조원태 총괄부사장은 반등의 기회가 올 것으로 믿고 화물사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화물기단 축소 폭을 최소화했다. 이 같은 판단으로 유지된 대한항공의 23대의 대형 화물기단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해진 항공화물 시장에서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은 항공화물 사업의 미래 경쟁력을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자사 보유 L.A., 뉴욕 등 전용 화물터미널의 처리 능력을 극대화하는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한 면역력을 키우는 한편, 화물 예약·영업·운송·수입관리 전반에 대해 원스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신화물시스템을 2019년부터 도입하는 등 고객 가치 창출을 위해 투자를 지속하며 시장의 신뢰를 높여왔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역발상 전략’도 조원태 회장의 아이디어다. 조 회장은 올해 3월 코로나19로 인해 여객기들이 잇따라 공항에 발이 묶이자 “유휴 여객기의 화물칸을 이용해 화물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한다면, 공급선을 다양화하는 한편 주기료 등 비용까지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아이디어를 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역발상 전략은 대한항공 호실적에 큰 역할을 했다.


대한항공이 상반기 흑자를 거두며 항공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전세계 항공사의 실적이 말해주듯이 여전히 업계는 불황을 이어갈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여행객의 이동이 사실상 마비 상태이기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올해 항공화물 수요가 전년 대비 14%에서 최대 31%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은 철저한 관리로 화물기 가동률을 보다 높이는 한편, 글로벌 생산기지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는 동남아 노선에 대한 공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또한 여객기의 화물 전용편 공급도 추가로 확대한다. 9월 이후부터는 여객기 좌석을 떼어 내고 화물기로 이용하는 방안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조원태 회장의 소통과 유연하고 합리적인 리더십을 근간으로 협업과 모빌리티 업무가 가능한 업무환경을 통한 적시 대응 체계를 수립할 것”이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현장 직원들을 비롯해 회사 전체 구성원들이 원팀(One Team)으로 반드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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