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부담 커진 보험사 구원투수 된 ‘코리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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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부담 커진 보험사 구원투수 된 ‘코리안리’
  • 홍석경 기자
  • 승인 2020.08.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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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사업비 등 리스크 대신 떠안는 ‘공동재보험’ 개발
업계 “보험료 수입 감소 하겠지만 RBC 대폭 개선 기대”
코리안리가 국내 보험사의 금리 리스크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공동재보험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코리안리가 국내 보험사의 금리 리스크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공동재보험 개발에 착수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홍석경 기자] 보험업계가 금리 역마진에 따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최대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보험사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리와 사업비, 보험료 등 모든 리스크를 떠넘길 수 있는 ‘공동재보험’을 개발해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6일 보험업계 따르면 현재 국내 주요 생명보험사와 저축성 보험을 많이 판매한 일부 손해보험사들 모두 공동재보험 계약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재보험은 보험사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떠안는 재보험이다. 이 보험은 금리 하락 등 보험사의 대표적 건전성 판단 척도인 지급여력(RBC) 비율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을 통해 자산과 부채를 적정 가격에 넘겨받아 이를 운용하고 원 보험사의 금리 하락 리스크를 덜어주고 수익을 올릴 예정이다. 2018년 AIG그룹의 재보험 사업부문(포티튜드리)을 인수한 칼라일은 포티튜드리의 자본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코리안리의 리스크 부담을 나눠진다는 방침이다.

공동재보험은 계약자에게 보험금을 줘야 하는 가능성, 사업비가 늘어날 가능성, 금리가 떨어질 가능성 등 모든 리스크를 코리안리가 가져간다. 원 보험사는 미래 보험료 수입이 다소 줄어들지만 기존과 같은 규모의 자본으로 훨씬 적은 리스크만 감당하기 때문에 보험사 건전성의 판단 척도인 RBC를 대폭 개선할 수 있다.

현재 추정되고 있는 공동재보험의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의 지난 3월 말 책임준비금 규모는 원가 기준으로 626조7911억원, 시가 기준으로는 1000조원에 달한다. 이 중 약 10% 정도가 공동재보험으로 이전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전 계약의 규모는 60조~10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보험사가 너도나도 공동재보험 계약에 나선 배경은 역시 저금리 때문이다. 보험사는 통상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데, 외환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연 13% 수준에 이르렀던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현재 연 0.8%대로 급락했다. 생명보험 계약의 70% 이상이 만기 20년 이상인 탓에 국내 생보사들은 과거에 연 3% 이상 고금리로 계약해 놓은 상품(약 70%)의 역마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국내 생보사의 경우 급격한 RBC 하락도 눈앞에 두고 있다. 2023년 도입 예정인 IFRS17(부채를 시가로 평가)과 지급여력제도인 킥스(가용자본의 손실흡수성 여부)가 도입되면 국내 생보사 일부는 RBC비율이 10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최근까지도 보험사들이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자본 확충에 나선 것도 건전성 악화에 선제적 대웅하기 위해서였다.

업계 관계자는 “공동재보험은 보험사들이 금리 위기 상황에서 리스크 부담을 낮추고 RBC를 개선할 수 있도록 추진됐다”면서 “금융당국에서도 지난해 말부터 관련법 및 감독규정을 순차적으로 개정하고 있으며 현재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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