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동인의 백수탈출] 인구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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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의 백수탈출] 인구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
  • 매일일보
  • 승인 2020.08.0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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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원동인 SPR교육컨설팅 대표

얼마 전 여러 신문이 미국 워싱턴대 보건계량분석연구소가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세계 인구는 1950년 이후 해마다 1~2%씩 증가해 왔으며 이러한 증가세가 계속 유지되면서 2064년에 약 97억 명으로 정점을 찍지만, 이후에는 인구가 감소해 2100년이면 88억 명으로 줄어든다는 것이 연구진의 전망이다. 유엔에서 예측한 수치 108억 명보다 현저하게 낮은 수치인데, 그 까닭은 워싱턴 연구진이 저출생 국가를 중심으로 여성 1명이 낳는 아이의 수가 유엔이 생각했던 것보다 적은 1.5명이라고 가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일본, 태국,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폴란드 등 아시아와 중부·동부 유럽 23개국에서는 그 무렵 인구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연구진은 예상했다. 세계 최대 인구대국인 중국 역시 인구 감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올해 기준 14억 명으로 추산되는 중국 인구는 80년 뒤 7억 3000만 명으로 거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인구는 2100년 1800만 명으로 줄어들고, 인구 감소로 인한 한국의 국내총생산 순위는 2017년 세계 14위에서 2100년에는 20위로 떨어질 것이라고 연구진은 내다봤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감소가 경제에 끼치는 충격은 전방위적이다. 노동 인력 감소로 인한 성장 잠재력 저하, 총수요 위축에 따른 소비 침체, 노인 빈곤 악화, 정부 재정 압박 등 부정적 영향이 메가톤급이다. 경제 전 분야에서 활력이 떨어지고 사회 갈등은 더욱 첨예해질 것이다.

인구 감소는 우리 경제가 더 이상 양적 투입 확대와 같은 기존의 방식으로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불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한 ‘혁신’에서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노동력 감소 요인을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신산업 육성으로 상쇄해야 한다.

출산율 향상을 위한 어설픈 정책보다는 차라리 발상을 바꿔 인구 감소를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일 방법을 찾는데 역량을 모으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려면 우리 경제의 활력을 유지할 방법, 간단히 말해 적은 인구로도 충분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는 더 적은 노동력으로 충분한 사회적 잉여를 생산할 수 있도록 기술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해야 성취할 수 있다.

세상 모든 문제가 그렇듯 인구문제에도 기회요인이 숨어있다. 올해부터 베이비부머가 고령층에 진입하면서 고령친화산업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며, 학령인구 감소는 교육의 질을 제고할 기회다.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인적 자원 고도화의 계기로, 군 인력 부족을 첨단장비 중심의 방위력 향상 기회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확실히 저출산·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 변화는 미래가 아닌 현재의 문제이며 우리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구조적 위험요인이다. 그러나 지금은 인구문제를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 발굴, 구조개혁의 기회로도 바라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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