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내 자동차 생산성 독일 절반 수준… 노조 여전히 ‘과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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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 자동차 생산성 독일 절반 수준… 노조 여전히 ‘과한 요구’
  • 성희헌 기자
  • 승인 2020.08.0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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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헌 산업부 기자
성희헌 산업부 기자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임금은 높지만 생산성은 낮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노동생산성은 독일의 절반 수준이다. 고임금·저효율 구조 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악재에도 노조는 여전히 ‘무리수’를 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평호 한국생산성본부 부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9회 자동차산업 발전포럼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은 노동생산성이 감소하고 있으며, 그 결과 최근 8개년(11∼18년) 평균 독일의 52%에 그쳤다. 2016∼2018년 자동차 산업 노동생산성도 제조업 평균보다 낮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 시즌이 다가왔다.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 노동조합은 올해 임단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등을 확정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상황과는 무관한 모습이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전년도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에 요구한다. 아울러 기본급 중심으로 임금 제도 개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중장기적 예방책 도입, 해고자 복직 등도 교섭 테이블에 올린다. 노조는 여름휴가 이후인 13일 사측과 상견례하고 본격 교섭에 나선다. 

기아차 노조도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에 지난해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라는 요구안을 확정했다. 1인당 2000만원 수준을 성과급으로 달라는 것이다. 이외에도 각종 수당을 올려달라는 요구도 포함됐다. 게다가 노동강도 완화 및 환경개선을 위해 4500억원을 투자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한국지엠도 노조도 마찬가지다.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회사 측에 요구했다. 한국지엠 노조 조합원들의 평균 통상임금 등을 고려하면 성과급 지급 요구 액수는 1인당 평균 2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에 비해 50%, 기아차는 70% 이상 쪼그라들었다. 한국지엠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글로벌 수요가 급감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해외 시장 실적은 초토화됐다. 앞으로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같이 국내 완성차 업체 노조는 처참한 실적에도 기본급 인상카드를 꺼냈다. 특히 국내 완성차 5개사의 평균임금은 글로벌 경쟁사보다 높지만 생산성은 오히려 떨어지는 상황이다. ‘회사가 살아야 노조도 유지될 수 있다’고 외치던 현대차 노조집행부의 말도 벌써 흐릿해지고 있다. 대중마저 외면하는 ‘투쟁’에서 벗어나 공생의 길로 걸어가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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