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7일까지 송도사옥서 구족화가 특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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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7일까지 송도사옥서 구족화가 특별전
  • 송병형 기자
  • 승인 2020.08.04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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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특별전 포스터. 더트리니티 제공
‘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특별전 포스터. 더트리니티 제공

[매일일보 송병형 기자] 포스코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사옥에서 7일까지 ‘구족화가와 같이 짓는 미소’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포스코건설의 경영이념 실현 의지가 담겼다. 이에 따라 한국구족회화협회 소속 김영수·박정·오순이·이호식·임경식·임인석·임형재·황정언 8인이 전시에 참여하고 있다.

작가 김영수는 장래가 유망한 건축공학도였다. 점점 근육이 말라가는 근육병이 시작되었던 20대 시절 김영수는 친구들이 자신의 꿈을 향해 뛰어가는 뒷모습을 홀로 바라보아야 했던 것이 마음에 남았다. 작가는 많은 사연을 묻어두고 있을 것 같은 ‘도시 이야기’ 연작을 출품한다. 그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후 얻은 ‘새로운 팔’로 쌓아 올린 집들이다. 그러한 집과 동네 곳곳에서 발견되는 인기척은 ‘사라져가는 존재’라기 보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오르고자 했던 작가의 의지로 보인다.

작가 박정은 17세 되던 해 실내수영장에서의 다이빙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사고 이후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지며 작가에게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가장 크게 다가왔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인물을 그리기 시작했고 ‘시선’에 대한 작업에 이르렀다.

작가 오순이가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내 마음의 풍경’ 연작은 담담하지만 열렬히 살아있는 자연과 그 주변에 함께하는 인간이다. 작품 속 자연은 작가의 삶과도 닮아 있다. 작가는 3세 때 열차에 치여 두 팔을 잃었다. 좌절보단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했고 끊임없는 도전과 연구로 자신의 삶을 이끌어왔다. 그는 현재 대학 강단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육자이기도 하다.

작가 이호식은 사업가로 성공하는 꿈을 꾸다 어느 날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다. 결혼식을 한 달도 남겨 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사고 이후 아내와 조그만 카페를 운영하며 컴퓨터를 배우기 시작했고 입으로 스틱을 물고 자판을 눌러 복잡한 마음을 일기로 남겼다. 그러던 차에 그림을 시작했다. 원 없이 걷고자 했던 세상의 길을 그린다. 그곳에는 물소리와 바람과 함께 오솔길, 나무길, 계곡 길을 걷는 그가 있고 그의 곁에는 아내가 있다.

작가 임경식은 19세에 교통사고로 인해 전신마비가 되었다. 그의 작업에서 등장하는 금붕어들은 작가 본인에 대한 은유이다. 그의 금붕어는 꿈속에서 어항을 벗어나 하늘을 유영한다. 지난 한 해 작가는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냈다. TV 광고 이후 새로운 길에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한 것이다. 전국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며 자신의 불편함을 극복하고, 어떻게 꿈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며 자신의 삶에 감사하는, 그림으로 주체적인 삶을 성취해 나가고 있다.

작가 임인석은 무려 45년이 넘도록 그림과 창작에 천착해왔다. 생후 8개월이 되던 때 경기로 인한 고열이 찾아왔고 처방한 주사로 인해 쇼크가 겹쳐 후천성 지체 뇌성마비를 앓게 되었다. 임인석의 그림은 그가 만물에 대하여 진실을 묻고 교감 얻는 ‘기다림’이자 ‘진지한 대화’이다. 또한 편안한 소재와 구도가 특징이다.

작가 임형재는 꽃과 나무를 좋아했다. 대학에서의 전공도 원예학이었고, 목 신경을 다쳐 전신마비의 불편함이 생기던 날도 분재원의 일을 마친 후였다. 신체적인 고통과 자신에 대한 한탄이 찾아왔던 때 그를 다잡은 것은 어머니와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그는 어머니에게 서예 붓을 입에 물려달라고 했다. 그는 실제로 시시각각 변하는 수목의 상태와 그것들의 생명력을 관찰해 그린다. 살아 있는 뿌리부터 기운 생동한 나무를 그리는데 묘사력까지 뛰어나다.

작가 황정언은 교통사고로 29세에 전신마비가 되었다. 당시 2-3년이면 나을 것이라는 생각에 ‘군대 한 번 더 간 셈 치자’고 생각할 정도로 긍정적이었던 그는, 그림을 시작하며 더 큰 행복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주로 유화로 꽃을 그리는데 화면에 꽃송이를 배치하고 꽃송이 곳곳에 빛과 어둠을 넣어 차곡차곡 생기를 쌓아낸다. 후리지아를 포함한 정물연작 3점을 출품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포스코강판의 고내식성 강재인 포스맥에 잉크젯프린팅 기술로 구족화가 작품을 인쇄한 ‘포스아트’와 LG유플러스의 기술을 접목해 증강현실을 구현한 작품도 선보인다. 또 구족화가들의 창작 방식과 스토리를 알리는 영상이 상영된다. 1차 전시 종료 후 17~28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의 ‘더샵 갤러리’에서 2차 전시도 예정돼 있다.

포스코건설의 기업시민사무국은 이번 전시에 대해 “전시회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예술을 만들어낸 작가들의 철학과 마음가짐,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를 접할 수 있다”며 “앞으로도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이라는 경영이념 실현을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 운영 중인 ‘더 트리니티’의 박소정 큐레이터는 “사회적 가치의 선순환을 실현하고자하는 포스코건설과 같은 문화기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장애인 예술가들에게 필요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무대의 기회를 통해 사회에 작지 않은 울림을 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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